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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큐정리] 구속, 손절, 사퇴…SG 증권 발 주가 폭락 사태 결말은?

[임창정 / 가수 (지난해 12월) : 제가 번 모든 돈을 쟤한테 다 줘. 이 얘기가 뭐냐면..]

누군가에게 돈을 다 주겠다고 한 가수 임창정 씨. 유통가에서 손절당하고 검찰 수사 대상이 되기까지 주가조작 사태에 연루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의 허점을 이용해 돈을 번 투자자문업체 대표와 투자자들, 그리고 이들이 올린 주가를 폭락시킨 사람들이 뒤엉킨 SG 증권 발 주가폭락 사태. 이젠 수사기관의 손에 넘어간 이 영화 같은 사건의 전말을 짚어봅니다.

[주식 시장에서 사흘째 특정 종목들이..]

지난달 말 주식 시장에서 선광, 서울가스, 삼천리, 다우데이터 등 9개 종목이 연일 하한가를 쳤습니다. 모두 외국계 증권사 SG, 소시에테 제너럴에서 매도 물량이 쏟아졌습니다.

검찰과 금융당국은 이 사태의 핵심인물로 투자자문업체 대표 라덕연 씨를 지목했습니다. 보통의 '작전'은 짧은 시간에 주가를 올려놓고 파는 '치고 빠지기' 식으로 진행되는데 라 씨는 달랐습니다. 검찰과 금융당국은 라 씨가 3년 전부터 이 종목들을 천천히 끌어올린 걸로 보고 있습니다. 투자자 명의로 된 휴대전화와 증권 계좌를 가지고 서로 사전에 가격을 정해놓고 사고 파는 방식으로 조금씩 주가를 올린 겁니다. 이런 거래는 불법이지만 워낙 눈에 띄지 않다 보니 감시망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이게 불법이라는 걸 알고도 고액을 투자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라 씨 일당이 돈 잔치를 하던 중 갑자기 주가가 폭락한 겁니다.
수익은 떨어지고, 수사망은 좁혀오고.. 라 씨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라덕연 / 투자자문업체 대표 (4월 28일 SBS 8뉴스) : 이 하락을 제가 무슨 작전하다 실패해서 마치 폭락한 것처럼 이렇게 지금 포장을 하고 있거든요. 저희가 이걸 급등을 위해서 막 시세를 조종하고 그런 내용은 없습니다. ]

'주가 조작도, 급락도 내가 아니다, 이득을 본 사람이 바로 그 배후다'
그러면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을 지목했습니다.

[라덕연 / 투자자문업체 대표 (4월 28일 SBS 8뉴스)] 양도세 낼 돈은 1백억 원 밖에 안돼요. 근데 왜 여기서 6백억 원을 파냐 이거죠. (주식을) 사간 외국인이 대량 매도를 때렸고 다음날 폭락이 나온 거예요. 정황상 이상하잖아요.]

폭락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지난달 20일 김 회장은 6백억 원에 달하는 다우데이터 140만 주를 팔았습니다. 자녀들의 증여세를 마련하기 위한 정상적인 거래라고 주장했지만 증권사 오너가 하필 이 시기에 주식을 팔았다는 걸 우연이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김 회장은 결국 사퇴했습니다.

[김익래 / 다우키움그룹 회장 (5월 4일 SBS 8뉴스) : 높은 도덕적 책임이 요구되는 기업인으로서, 한 그룹의 회장으로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김 회장만이 아니었습니다. 김영민 서울가스 회장도 폭락 일주일 전에 자사 주식을 팔아서 450여억 원을 챙겼고 친인척 4명도 지난 3월부터 주식을 팔아서 150억 원을 챙겼습니다. 선광 등 일부 종목에선 공매도 물량도 쏟아졌습니다. 금융당국이 라 씨에 대한 조사에 들어가는 걸 눈치챈 세력이 급하게 매물을 던지면서 이 폭락 사태가 난 거 아니냐는 의혹이, 그래서 나오는 겁니다.

검찰과 금융당국은 합동 수사단을 꾸린지 2주 만에 라 씨와 측근들을 줄줄이 구속했습니다. 불법인 줄 알고도 돈을 맡긴 고액 투자자들 또 폭락을 의도했거나 폭락 직전 지분을 판 대주주들도 수사 대상이 됐습니다. 30억을 맡겼다는 임창정 씨도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 조만간 판가름날 듯합니다. 시총 8조 원이 날아간 이번 주가폭락 사태, 그 여진은 좀 더 계속될 것 같습니다.

(콘텐츠디자인 채지우 방명환 / 영상편집 장현기 /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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