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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뺑이 아냐→뺑뺑이 사망 아냐"…면피 급급

<앵커>

어린이날 연휴에 5살 아이가 응급실을 찾아다니다 결국 숨졌다는 저희 보도가 나간 이후, 어제(18일) 보건복지부가 입장을 밝혔습니다. 아이가 응급실을 전전하다 사망한 게 아니라고 했는데 우선 사실관계도 틀렸고, 대책을 마련하기보단 당장 책임을 피하기 급급해 보입니다.

김민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숨진 아이의 부모는 사망 전날 응급실 뺑뺑이 상황을 또렷하게 기억했습니다.

[숨진 아동 아버지 (지난 16일 보도) : (구급대원이) 응급실 안까지 들어가셔서 담당하시는 분하고 (대화를 했는데), 4~5시간 장시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구급대가 첫 번째 A 병원에 도착한 건 5월 6일 밤 10시 38분, 응급실 접수는 2분 뒤인 10시 40분으로, 병원 기록에도 남아 있습니다.

이 병원 앞에서 기다리면서 세 곳에 더 전화했지만 수용 거부.

네 번째 병원에서 입원은 안 되지만 진료는 가능하다고 해 옮겼던 겁니다.

복지부는 스스로 '기초적 사실'을 확인했다면서도 이런 사실을 발표 자료에 누락시켰습니다.

그러면서 여러 응급실에 실제로 간 게 아니라.

'전화'로 확인했기 때문에 응급실 전전하다 사망한 건 아니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응급실 뺑뺑이 지적에 부담을 느껴 사실관계 자체를 왜곡했단 의심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SBS가 응급실 두 곳을 다녀갔다고 알리자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그런 내용까지는 굳이 보도자료에 넣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네 시간 반이 지나서야 결국, 자료를 수정했지만, 여전히 응급실 뺑뺑이가 있었더라도 다음 날 숨지면 뺑뺑이 사망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응급실 뺑뺑이 문제의 핵심은 구급차를 타고 이 병원 저 병원 몇 곳이나 옮겼느냐, 직접 갔느냐, 전화로 물었느냐가 아니라 가용 병상을 찾지 못해 헤매다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겁니다.

문제를 직시하기보단 책임의 크기만 생각하는 듯한 복지부 태도에서 제대로 된 대안이 나올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집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김남성, 영상편집 :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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