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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슈퍼 엘니뇨' 온다는데 올여름 정말 괜찮을까?

[마부뉴스] 데이터로 보는 엘니뇨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요즘 날씨가 심상치 않죠? 아직 5월인데 대구와 강릉은 최고기온 33도를 찍었더라고요. 30도를 웃도는 더위는 오늘(18일)부터는 조금 풀린다고 하니까 그나마 다행입니다. 사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역대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이상 고온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배후에는 엘니뇨라는 녀석이 도사리고 있죠.

오늘 마부뉴스에선 엘니뇨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엘니뇨가 무엇인지, 엘니뇨의 영향이 어떤지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살펴볼 예정입니다. 지난 편지를 읽고 한 구독자분이 보내준 피드백을 보니까 "엘니뇨에 관해서 자세히 다루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보내주셨더라고요. 그래서 준비해 봤습니다. 오늘 마부뉴스가 독자 여러분에게 던지는 질문은 바로 이겁니다.

슈퍼 엘니뇨가 온다는데, 올여름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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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은 너무나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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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살펴볼 데이터는 NOAA NCEI 데이터입니다. 마부뉴스를 꾸준히 본 독자들이라면 아마 익숙한 기관이죠? NOAA는 미국해양대기청으로 지구의 해양과 대기상태를 조사하는 곳인데, NOAA의 산하기관인 NCEI(환경정보센터)에서는 다양한 환경 데이터를 만들고 분석하고 대중들에게 제공해 주고 있어요. 위의 그래프는 1850년부터 2023년까지 지구의 4월 평균 기온을 나타낸 겁니다. 기준은 20세기, 그러니까 1901년부터 2000년의 모든 4월의 평균 기온입니다.

일단 그래프를 보면 알겠지만 과거에 비해서 최근 들어서 지구의 4월 평균 기온이 계속 오르고 있다는 게 눈에 띌 겁니다. 195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20세기 평균보다 더 낮은 온도의 4월이 많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평균보다 더 뜨거운 4월이 이어지고 있죠. 평균과의 격차도 최근 들어서 점차 늘어나고 있어요. 특히 2023년 4월은 NOAA의 174년 기록 가운데 네 번째로 뜨거웠던 4월로 기록됐습니다. 2023년 4월 지구 표면 온도는 20세기 평균인 13.7℃보다 1.0℃ 더 높았다는 사실.

특히 동남아시아에선 4월 폭염으로 기존 기록들을 다 갈아치우고 있어요. 인도에서는 4월 중순 뭄바이 기온이 45℃까지 올라서 한 행사장에 참석한 사람들 중 13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말레이시아, 라오스, 미얀마 모두 4월에 이미 40℃가 넘는 이상 고온을 겪었고요. 폭염의 기세는 꺾일 줄 모르고 5월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베트남 북부 타인호아성에선 44.1℃를 찍으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어요.

전문가들은 동남아시아의 폭염의 직접적인 원인은 적도 부근의 뜨거운 공기가 동남아시아 쪽으로 유입된 영향으로 보고 있어요.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살펴보면 복합적인 해양 대기 요인들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는데, 그중에 전문가들이 유심히 살펴보는 게 있으니… 바로 동태평양 부근에서 발달하고 있는 엘니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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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엘니뇨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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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 이야기를 하기 앞서 NOAA의 데이터를 한 번 더 보고 가겠습니다. 이번에 살펴본 데이터는 전 세계의 해수면 온도 데이터입니다. 위 그래프를 통해 극지방을 제외하고 북위 60도부터 남위 60도까지의 바다 표면 온도를 나타내봤어요. 그래프에는 1982년부터 2023년 5월까지 그려져 있습니다. 붉은색으로 표시된 선은 올해, 2023년의 해수면 온도입니다. 검은색으로 표시된 점선은 1982년부터 2011년까지 평균 해수면 온도를 나타내죠.

2023년의 붉은 선이 불쑥 올라와 있는 게 보이나요? 지난 4월 지구 평균 온도가 역대 4위를 기록했다면, 해수면 온도는 역대 1위를 기록했습니다. 4월 평균보다 0.86℃ 높게 나왔는데, 그래프를 보면 알겠지만 올해 해수면 온도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거든요. 역대 데이터 중에 기록적으로 뜨거웠었던 2016년보다도 올해 해수면 온도가 더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어요.

엘니뇨 이야기에 앞서서 해수면 온도 이야기를 꺼낸 건 다름이 아니라 이 해수면 온도가 엘니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엘니뇨는 열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의미하거든요. 동태평양에는 Nino3.4라고 부르는 일종의 엘니뇨, 라니냐 감시구역이 있는데 이 지역의 해수면 온도를 관찰해서 평균과의 편차가 0.5℃ 이상으로 5개월 지속되면, 엘니뇨가 시작됐다고 보고 있어요. 참고로 -0.5℃ 이상으로 5개월 지속되면 라니냐라고 이야기하죠.

Nino3.4의 해수면 온도가 상승세에 있던 4월 13일, NOAA에선 엘니뇨 주의보를 발표했습니다. 5월과 7월 사이에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은 62%. 한 달 뒤, 5월 11일 예보에선 엘니뇨가 북반구의 겨울까지 지속될 확률이 90% 이상으로 예측된다는 시나리오를 공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엘니뇨가 편차가 1.5℃ 이상 상승하는 '슈퍼 엘니뇨'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상황입니다. 7년 전과 마찬가지로 강한 엘니뇨가 올해 다가오고 있다는 거죠. 아직 엘니뇨로 확정되지도 않았지만, Nino3.4의 해수면 온도 상승이 동남아시아의 폭염에도 영향을 줬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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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는 가뭄이, 페루에는 폭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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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와 라니냐가 기상 이변인 건 아닙니다. 열대 태평양이 뜨거워졌다가 차가워졌다가 하는 건 지구의 에너지 균형에 따라 생기는 현상이거든요. 엘니뇨가 오면 다음에는 라니냐가 오고, 그다음에는 다시 엘니뇨가 오는 식으로 말이죠. 전문가들은 한 번 엘니뇨가 생기면 보통 3년에서 7년 주기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엘니뇨와 라니냐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그 세기가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게 문제죠. 이렇게 강해진 엘니뇨와 라니냐가 전 세계에 이상 기후를 불러일으키는 거고요.

위의 그래프는 1982년부터 2023년 4월까지 Nino3.4 지역의 해수면 온도를 나타낸 자료입니다. 평균과 비교해서 해수면 온도가 높으면 붉은색으로, 낮으면 파란색으로 표시해 봤습니다. 위로 올라왔다가 다시 내려가는 모습이 보이죠? 가장 오른쪽에 붉게 올라온 막대는 올해 4월 해수면 온도인데, 2020년 4월 이후 처음으로 평균보다 높은 온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직 그 차이가 0.5℃가 되질 않아서 엘니뇨라고 할 순 없지만 엘니뇨로 발달되는 과정을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는 셈입니다.

일반적으로 엘니뇨는 동아시아 지역과 호주 지역에는 가뭄을 유발하고, 그리고 동태평양 유역의 남미에는 홍수를 유발하는 경향성이 있습니다. 슈퍼 엘니뇨가 되면 그 경향성은 더 커져요. 그래프를 보면 평균과의 차이가 1.5℃를 넘긴 슈퍼 엘니뇨 봉우리가 세 번 보일 겁니다. 1982년부터 1983년도에 보이는 붉은색 봉우리와, 1997년과 1998년 사이의 봉우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이어진 것까지요. 그중에서 가장 최근에 발생했던 2015-16 슈퍼 엘니뇨 때의 전 세계 기후는 어땠는지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당시 2015년 8월을 기점으로 슈퍼 엘니뇨가 발생했어요. 그해 11월부터 12월까지 절정에 달했고요. 그 영향으로 워싱턴 D.C에선 12월에 벚꽃이 폈고 일본도 초겨울 날씨로는 이례적으로 24도를 찍기도 했습니다. 고온 현상은 그 이후에도 지속됐는데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에 큰 피해를 줬어요. 인도에선 몬순 시기에 강우량이 줄어들어 쌀 생산량이 줄어들었고,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도 가뭄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아프리카 남부지역에도 가뭄 때문에 옥수수와 사탕수수 생산량이 급감했죠. 반면 페루를 비롯한 남미에선 엄청난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큰 피해를 입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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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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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때 이른 초여름 날씨로 많은 사람들이 올해 여름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슈퍼 엘니뇨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데다가, 이미 기상 전문가들은 슈퍼 엘니뇨의 영향으로 올해 여름엔 전례 없는 폭염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도 하고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슈퍼 엘니뇨가 우리나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마부뉴스가 과거 데이터를 들춰봤습니다.

위의 데이터는 우리나라의 연도별 강수량 데이터입니다. 그래프를 보면 0을 기준으로 플러스, 마이너스 막대가 그려져 있죠. 평년 강수량을 기준으로 두고 평년과 비교했을 때 해당 시점에 비가 얼마나 더 왔는지, 덜 왔는지를 그린 겁니다. 이번 엘니뇨는 슈퍼 엘니뇨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슈퍼 엘니뇨 시점(1982년, 1997년, 2015년)의 강수량 데이터를 가져왔고요.

통상적으로 엘니뇨가 찾아오면 7월과 8월에는 우리나라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강수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엘니뇨가 찾아오면 항상 우리나라에 비가 많이 온다"라고 딱 떨어지게 이야기할 순 없어요. 워낙 기후 해양 메커니즘이 복잡하다 보니까요… 과거 데이터를 봤을 때 경향이 그렇다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9월이 되면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죠.

하지만 슈퍼 엘니뇨는 통상적인 엘니뇨와는 다른 경향성을 보입니다. 슈퍼 엘니뇨가 올 경우, 7-8월엔 강수량이 늘어나는 것보다는 온도 상승이 더 두드러지거든요. 위의 그래프를 보면 알겠지만 세 연도 모두 여름철에 평년보다 강수량이 줄어든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대신 엘니뇨가 최대로 발달되는 시점인 초겨울을 보면 강수량이 급증하는 경향이 보이죠. 11월 강수량이 평년의 2배 넘게 내렸던 때가 딱 3번 있었는데 그때가 모두 슈퍼 엘니뇨가 발생했던 시점이라는 사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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