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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 중 아닌 킥보드 '펑'…화상에도 "당장 배상 못한다"

<앵커>

집 현관 앞에 세워둔 전동 킥보드가 갑자기 새벽에 폭발해서 불이 났다는 제보가 왔습니다. 심지어 충전기를 연결하지도 않은 상태였는데, 제조업체 측은 국과수의 확인서를 받아오기 전까지는 어떠한 배상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형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현관문과 벽이 새까맣게 그을렸고, 불에 탄 신발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천장 곳곳에도 불꽃이 튄 흔적이 선명합니다.

지난 12일 새벽 2시쯤, 인천 부평구의 한 빌라에서 현관문 앞에 놓여 있던 전동킥보드의 배터리가 갑자기 폭발했습니다.

[A 씨/화재 피해자 : 새벽 2시에 갑자기 '삐' 소리 나고 막 굉음이 나더니, 순간적으로 불꽃이 일면서 쾅 소리 나고 터진 거예요.]

곧바로 불이 붙으면서 출입구가 막혔고, 소화기를 들고 달려온 이웃 주민의 도움으로 간신히 몸만 빠져나왔습니다.

집이 엉망이 돼 숙박업소를 이용해야 하고 화상 치료도 받아야 하는 상황.

킥보드 제조 업체에 배상을 요구했지만, 예상과 다른 답이 돌아왔습니다.

업체 측은 배터리가 화재 원인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확인서를 받아오기 전까지는 어떤 배상도 해 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업체 관계자(피해자 전화 통화) : 소방서 이런 보고서 말고, 국과수의 결과로 인해서 경찰서나 소방서에서도 그 자료를 뿌리는 거라서. 일단은 국과수 자료가 나오면 그때 받아봐야 돼요, 저희도.]

해당 킥보드에는 중국산 배터리가 장착돼 있었는데, 폭발 당시 충전을 하던 중도 아니었습니다.

A 씨는 무상 보증기간이 남아 있는데도 업체가 이해할 수 없는 대응을 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A 씨/화재 피해자 : (해당 업체가) '사과를 하려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사과는 드릴 수 있다, 근데 지금 당장 보상에 대해선 말씀을 못 드리겠다'라는 입장이에요.]

최근 3년간 소방청에 집계된 전동 킥보드 화재 사고는 193건, 이로 인한 사상자도 17명이나 발생했습니다.

(영상취재 : 임동국·윤 형, 영상편집 :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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