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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병상 찾아도 "못 받아요"…뇌졸중 뺑뺑이의 실상

<앵커>

어린이 응급 의료 체계에 이어서 오늘(17일)은 뇌졸중 환자가 응급실을 찾기 어려운 현실을 짚어보겠습니다. 뇌졸중 환자의 경우 무엇보다 빠른 진료가 중요한데, 응급 병상을 잡는 것도 어렵고, 찾았다고 해도 넘어야 할 벽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 내용은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50대 남성이 식당에서 쓰러졌습니다.

의식이 없고 반신이 마비돼 구급대는 뇌졸중을 의심됐습니다.

[구급대원 : 50대 남성 뇌졸중 추정.]

한숨을 쉰 건 뇌졸중은 응급병상 찾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A 병원 : 지금 2명이 대기 중인데 좀 기다리셔야 될 것 같은데..]

[B 병원 : (응급실) 자리가 없습니다.]

[C 병원 : 그 근처에 다른 병원도 있지 않나요? 가까운 데 빨리 가셔야 될 것 같은데요.]

[D 병원 : 지금 자리는 없고요. 대기를 해야 될 것 같은데요.]

10km 떨어진 다섯 번째 병원에서 드디어 오라고 합니다.

그런데 뇌졸중 뺑뺑이에는 한 가지 문제가 더 있습니다.

구급대가 20대 뇌졸중 환자를 싣고 응급 병상이 있는 병원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병원 직원이 막아섭니다.

[병원 직원 : 일단은 알아보고 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구급대원 : 대원님 여기 안 된대요. 뇌출혈(환자를) 못 받겠다고.]

응급 병상은 있지만 뇌수술 의사가 없어서입니다.

뇌졸중의 경우 응급의학과 전문의뿐만 아니라 뇌수술을 맡을 신경외과 전문의도 대기하고 있어야만, 응급실 문턱을 넘을 수 있는 겁니다.

지난해 대형병원 간호사가 뇌수술 의사를 찾아 다른 병원으로 옮기다 끝내 숨졌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 죽음 이후 여러 대책이 쏟아졌습니다.

지금은 달라졌을까?

지난 4일, 70대 남성이 쓰러져 구급대가 출동했습니다.

[구급대원 : 꽉 쥐어봐요, 주먹 쥐어봐요. 주먹 힘이 안 들어가요?]

뇌졸중이 의심돼 1분 1초가 급한 상황인데도 구급차는 길가에 차를 세웁니다.

응급 병상부터 알아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구급대원 : 안 되면 저희 다른 병원 알아봐야 하는데요.]

[보호자 : 서울에 3차가(대학병원 응급실) 이렇게 나빠요?]

[구급대원 : 병원이 저희가 119 이렇게 막아 놓으면 못 가요.]

한해 119로 이송된 뇌졸중 환자는 2021년 기준 97,847명입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제   일, 영상편집 : 이승진, CG : 이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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