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장실에서 벌어진 "잊을 수 없는 30분"
"사람 XX처럼 행동해야 할 거 아니야, 이 XX야"
"짐승 XX처럼 행동을 하면 짐승처럼 대해야 할 거 아니야? 이 돌대가리 같은 XX야."
"겁대가리가 없어가 이 XX가 확 마, 진짜 XX을 밟아뿔라.
너 학교 와서 이런 행동 하면 밟는다. "
단둘만 있는 방. "밟겠다"는 태권도 8단의 학과장. A 군은 큰 충격과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학과장은 A 군의 집과 1시간 거리인 해운대 장산의 한 교회를 지정해 매주 예배에 참석한 뒤 목사님과 사진을 찍어 보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녹취 파일에서 이 말은 몇 번이고 반복됩니다.
"주일 딱 11시 예배 늦지 말고. 예배 마치고 목사님 딱 사진 찍어서 나한테 보내. 알았어?"
"11시. 거기 가서 딱 담임 목사 인사드리고. 목사님 사진 찍은 거 교수님한테 딱 보여줘."
"내가 (A 군) 엄마한테 전화를 딱 해갖고 (교회 가도록) 헛소리 딱 안 하도록 전화해야 하겠나?
(안 가면) 너는 교수님한테 박살 난다."
A 군은 만 18세입니다. 대학생이라고 해도, 새내기. 아직은 어린 학생입니다. 말대꾸 한번 못하던 A 군은 울면서 학과장 방을 나왔습니다.
"교수님이 욕설은 안 했다고 하던데요"
해당 교수를 학과장 자리에서 내려오도록 했지만, 그뿐이었습니다. 피해자가 원했던 전수조사도, 징계위원회 소집도 없었습니다. 학과장은 여전히 대외협력처장 직함까지 맡고 있습니다. 학교는 A 군이 가지고 있는 녹취 파일도 들어보지 않았고 가족에 사실 확인을 위한 연락을 취하지도 않았습니다. "교수가 욕설은 하지 않았고, 사과했다고 하더라." 가족들이 학교에서 들은 건 이 말이 전부였습니다. 매주 학과장 수업을 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A 군은 결국 학교를 자퇴했습니다.
"아이 태도를 바로잡기 위해 그랬다"는 교수
태권도를 포기한 A 군
"제가 해본 게 태권도밖에 없으니까. 태권도를 너무 좋아했고 태권도밖에 길이 없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되니까… 저는 이때까지 해왔던 거를 모두 버리고 새롭게 시작해야 하니까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를 모르겠고…."
학교를 떠난 뒤 A 군은 대부분의 시간을 집 안에서 보냅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누구를 만나는 것도 무섭다고 합니다. A 군의 세상이었던 태권도. 더 잘하고 싶어 찾았던 대학은, 그렇게 A 군의 마음을 무너뜨렸습니다.
본격적인 수사 시작…전수조사 이뤄져야
"녹음이 없었더라면 아무도 내 말을 믿어주지 않았을 것 같아요."
교육기관에서 벌어진 일을 학교가 방관하는 사이, 어쩌면 피해는 더 커졌을지도 모릅니다. 교육자라는 이름 아래 학생에게 욕설과 협박을 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명확한 전수조사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