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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 병상' 충분한 서울에서 뺑뺑이…'경증'으로 넘친다

<앵커>

보신 것처럼 그래도 다른 지역보다 병원이 많다는 서울에서도 환자들이 구급차를 타고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비교적 증상이 가벼운 환자들이 병원 응급 병상에 많기 때문입니다.

그 실태가 어떤지 계속해서 김민준 기자입니다.

<기자>

구급대원이 심정지 환자의 응급 병상을 찾는 병원들과의 통화 내용입니다.

[A 병원 : 선생님 저희 CPR(심폐소생술) 중이거든요. 저희는 안 됩니다.]

[B 병원 : 저희도 어쩔 수 없습니다. 저희도 119에 상황실에 다 전파되었습니다.]

당시 서울 응급실 병상 현황판, 대부분 마이너스로 적혀 있는데 응급 병상이 가득 차 대기하는 환자 숫자를 의미합니다.

어떤 환자도 못 받는다는 병원이 많고 다른 날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서울시 응급 병상은 모두 1천200여 개로, 인구 대비 응급 병상 수는 OECD 평균 3배나 됩니다.

그런데도 날마다 부족한 이유는 바로 경증 환자 때문입니다.

신고를 받은 구급대원이 환자 집에 방문합니다.

40대 남성인데 배가 아파 대학병원을 가려 했지만 예약이 안 되자 응급실을 통해 진료를 받고 싶어 119를 부른 것입니다.

[구급대원 A : (병원에) 지금 환자가 많아서 누울 침대가 없어서 앉으셔서 진료를 해야 되거든요. 괜찮으시겠어요?]

[환자 : 네, 알겠습니다.]

한 해 119 출동 건수는 315만여 건, 10초마다 한 번 출동하고 17.8초마다 환자를 응급실로 이송합니다.

이 가운데 심정지, 뇌졸중 등 4대 중증 질환은 31만여 건, 10%에 불과합니다.

이러다 보니 응급실 앞에 구급차가 길게 늘어선 모습,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구급차가 경증 환자와 함께 대기하는 것인데, 이러는 동안 1시간이고 2시간이고 응급 출동도 당연히 불가능합니다.

[구급대원 B : 그 환자들이랑 옆에도 같이 같이 기다려야 되는 거예요. 1시간이든 2시간이든. 의료진의 사인을 무조건 받고 와야 되기 때문에….]

응급실을 되살리는 첫걸음은 응급실을 중증 응급환자의 자리로 되돌리는 것입니다.

(영상취재 : 제일, 영상편집 : 원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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