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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생 선생님…" 엄마 같은 여중생들의 특별한 사은회

<앵커>

오늘(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서울의 한 중학교 교실에서 특별한 사은회가 있었습니다. 엄마 같은 60대, 70대 여중생들이 딸 같은 선생님에게 잊지 못할 시간을 선물했습니다.

김지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굿모닝.]

서울의 한 중학교 교실, 선생님을 맞이하는 것은 60~70대 여중생들입니다.

제때 학업을 마치지 못한 만학도들이 중고등학교 과정을 배우는 평생학교, 16년째 수학을 가르치는 김은경 선생님은, 눈높이 수업으로 유명합니다.

[찌개에 파 넣을 때 파를 어슷썰기로 길게 썰잖아요. 그런 식으로 최대한 많이….]

수업이 끝나면 상담 신청이 쇄도하고,

[김순자/일성여자중학교 학생 : 어떻게 해야 할지 좀 떨리기도 하고.]

[김은경/일성여자중학교 교사 : (사회자는) 감정을 빼고 객관적인 사실을 얘기해줘야 하니까….]

뒤늦은 배움에 나선 학생들에게 딸뻘의 김 선생님은 가장 큰 버팀목입니다.

[김순자/일성여자중학교 학생 : 진짜 엄마 같죠. 어린데 어린 언니 같고 엄마 같고 의지할 수 있는 분.]

김 씨가 이런 열정을 쏟는 것은 만학도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입니다.

20대 초반, 회사에 다니며 야학 봉사를 하던 중 배움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알게 됐고, 스물여섯 나이에 사범대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코로나 격리 기간에는 제자들을 위해 매일 수업 영상을 찍어 올렸고, 메신저로 1대 1 상담도 이어갔습니다.

이런 헌신으로 오늘 교육부 근정포장을 수상했고, 교육부와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스승상' 평생교육 부문 1호 수상의 영예도 안았습니다.

스승의 날인 오늘, 20여 명의 학생들은 잊지 못할 시간을 선물했습니다.

[아아아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

김 씨는 학생들에게 가르침을 주고 배움을 얻는 자신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교사라고 말합니다.

[김은경/일성여자중학교 교사 : 학생들은 지식을 배우러 저한테 오죠. 근데 그분들은 저보다 인생 선배시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분들이 저한테 많은 것을 알려주세요.]

(영상취재 : 배문산·윤형·양지훈, 영상편집 : 최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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