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이스피싱에 필요한 불법 중계기를 조립해서 전국에 공급한 일당이 구속됐습니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한 중계기와 휴대전화 등 750대를 압수하고 이를 지시한 총책의 신원을 특정해서 인터폴 적색 수배를 요청했습니다.
손기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중계기 조립에 사용된 부품들이 집안 곳곳에서 무더기로 쏟아져 나옵니다.
PC 모니터 화면엔 불법 중계기가 설치된 장소를 확인하는 프로그램이 떠 있습니다.
해외 발신 번호를 '010'으로 시작하는 국내 번호로 바꿔주는 중계기 수백 대를 국내에 공급하고 관리한 일당이 검거됐습니다.
경찰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37살 A 씨 등 14명을 붙잡아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 1월부터 중국에서 배송된 부품을 이용해 모두 375대의 중계기를 제작했습니다.
이후 함께 구속된 일당과 함께 중계기를 수도권 13곳 등 전국 44곳으로 분산해 설치했습니다.
A 씨 일당이 중계기를 설치하면, 이들에게 부품을 공급한 해외 총책 B 씨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르는 일당에게 대가를 받고 장비를 빌려줘 이익을 챙겼습니다.
이들은 경찰 추적을 피하고자 조립된 중계기를 차량이나 상가 옥상, 통신사 중계기 근처 등 인적이 드문 곳에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설치된 중계기를 통해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확인된 것만 46억 원 상당, 피해자는 182명에 달합니다.
경찰은 추적 끝에 지난 3월 중순 A 씨를 경기 파주시에서 검거하고 나머지 일당 13명도 차례로 붙잡았습니다.
범행에 사용한 휴대전화와 중계기 부품 등 750대도 압수했습니다.
또, 중국에 있는 총책 B 씨의 신원도 특정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습니다.
(영상편집 : 황지영, 화면제공 : 경기남부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