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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만 1천500명인데"…'붕괴사고' 아파트 입주 예정자 속앓이

"아이들만 1천500명인데"…'붕괴사고' 아파트 입주 예정자 속앓이
"갑자기 지하 주차장이 무너진 곳에서 어떻게 아이를 키울까요."

인천 검단신도시 모 아파트 입주 예정자인 김 모(44)씨는 오늘(15일) 언론 통화에서 "명백한 부실시공으로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에서 자식을 키울 자신이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내 집 마련'을 향한 김 씨의 꿈은 지난달 29일 밤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 발생한 지하 주차장 1∼2층 붕괴 사고와 함께 무너졌습니다.

당시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지하 주차장 2개 층 지붕 구조물 총 970㎡가 파손됐습니다.

김 씨는 "입주 예정자 중 어린 자녀를 키우는 가정이 많아 안전 문제에 특히 관심도가 높은 상황에서 사고가 났다"며 "사과문을 발표했다는 건설사는 정작 피해자들에겐 한마디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체 장애가 있는 주 모(62)씨는 줄곧 임대아파트에 살다가 생애최초로 특별공급을 받아 오는 12월 입주를 기다리다가 사고 소식을 들었습니다.

주 씨는 "내 집이 생긴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는데 분양받은 아파트 바로 옆이 사고 지점이었다"며 "계속 신경을 쓰다 보니 공황장애와 불면증이 심해졌다"고 호소했습니다.

사고가 난 아파트는 964가구 규모로 올해 10월 완공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바로 옆 블록에서는 702가구 규모의 아파트가 똑같은 방식으로 지어지고 있었습니다.

총 1천666가구에 이르는 이곳 아파트 단지는 전체의 84.8%가 특별공급으로 분양됐습니다.

특히 신혼부부나 생애최초 분양인 경우가 915가구에 달해 자녀를 둔 가정이 많았습니다.

이 아파트 입주예정자협의회(이하 협의회) 집계에 따르면 수요 조사에 응답한 1천200여 가구를 기준으로 만 18세 이하 미성년자는 1천526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녀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부모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공사 중단에 따라 입주 시기가 불투명해지며 저마다 고민거리도 늘고 있습니다.

입주 예정자 중에는 직장이 멀어지더라도 자녀 교육을 위해 월세나 전세를 얻어 미리 이 아파트 인근으로 이사 온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협의회 관계자는 "공사 재개가 늦어질수록 전월세 계약을 둘러싼 부담 등이 커질 것"이라며 "입주 예정자들은 기약 없는 공사 중단에 어떻게 대응할지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 모 협의회 회장은 "대부분 입주 예정자가 아파트 단지에 대한 전면 재시공을 촉구하고 있다"며 "그에 따른 피해 보상 방안도 빈틈 없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사고 조사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함께 정밀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시공사인 GS건설은 사고가 발생한 지하 주차장 지붕 층 전체 700여 곳 중 30여 곳에서 상부와 하부 철근을 연결해주는 전단보강근이 설계와 달리 누락된 것을 확인했으며, 시공상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습니다.

GS건설은 "시공사로서 책임을 인정하고 깊이 사과드린다"며 "향후 조사 과정에서도 철저하고 투명하게 협조하고 건물 안전 확보에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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