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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월세' 악덕 임대인 뒤엔 '발뺌' 중개사 있었다

<앵커>

이런 전세 사기에 더해서 나랏돈으로 보증금을 갚아준 주택에 월세를 놓는 나쁜 임대인들이 있다고 어제(10일) 전해드렸는데요. 그런데 이런 꼼수에 공인중개사가 깊게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안상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악성 임대인 백 모 씨가 주택도시보증공사, HUG가 전세 보증금을 대신 갚은 집에 월세 세입자를 들인 것은 파악된 것만 7채에 달합니다.

그런데 이 계약들은 모두 인천의 한 부동산에서 중개가 이뤄졌습니다.

이 부동산에서는 지금도 이렇게 또 다른 단기 월세 매물 광고를 올려서 새로운 세입자를 유인하고 있는데요.

저희는 정말 이게 문제는 없는 건지,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먼저 전세 사기 피해 주택이 거래되고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부동산 관계자 : 그런 부분은 제가 업무상 비밀이다 보니까 말씀 자세히 드릴 수는 없는데, 저희는 아무런 그런 건 없습니다.]

백 씨의 이름을 대자 이내 말이 바뀝니다.

[부동산 관계자 : 좋은 물건을 주셨는데 제가 그거에 대해서 무슨 물건인지 꼬치꼬치 캐물어 버리면 기분 좋아하겠어요? 제가 어떻게 그렇게 하겠어요.]

이곳에서 중개보조원으로 일했던 A 씨는 부동산이 연관돼 있다 말합니다.

[A 씨/전 중개보조원 : '오전에 HUG에서 담당자랑 세입자 빠져나감. 비밀번호는 몇 번' 이렇게 업무 소통방에 카톡이 와요. 그리고서 그다음 날쯤에 (매물) 사진을 찍으러 가거든요.]

전세 사기 피해 주택으로 경매가 예정된 주택임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저렴한 월세 매물로 둔갑시킨 겁니다.

[A 씨/전 중개보조원 : '6개월 동안 사는 데 문제가 없을 거다' 이런 식으로 계약을 했어요.]

정부가 대신 보증금을 내준 전세 사기 피해 주택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A 씨/전 중개보조원 : 단기 월세 하기도 바빴어요. 매물이 워낙 많이 나오니까, '2년은 우리는 진짜 배 터지게 먹고 살 거다'라고….]

악성 임대인 주택의 월세를 중개한 또 다른 부동산은 세입자의 항의에 자신들은 상관이 없다며 발뺌했습니다.

[단기 월세 세입자 : (부동산에선) '그건 부동산이랑 별개고 집주인이랑 문제 있는 거 아니냐 모른다' 그냥 이렇게 하고 말았거든요.]

정부가 전세 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 중개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아직 법은 국회에서 논의 중이고 현장에서도 큰 변화가 없습니다.

[김대진 변호사/세입자114센터 사무처장 : 보증 사고를 낸 이력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계약을 하게 된다면 임차인 입장에선 수선 문제라든지 또 기간 연장이나 계약 종료에 있어서 여러 가지 불이익을 당할 수 (있습니다.)]

국토부는 신종 사기 유형 확산을 막기 위해, 대위 변제 시점에 보증기관이 사용수익권을 갖도록 하는 등 관련 법 개정을 관계 부처와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최혜영, VJ :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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