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친절한 경제] 카페 · 펜션…3년만 버텨도 일단 성공?

<앵커>

친절한 경제의 오늘(10일)도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이게 식당에서나 볼 법한 냉동고 같은 모습인데, 이게 식당이나 주점이 폐업하면서 내놓는 물품들을 수거해서 재판매하는 업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술집이나 식당을 하다가 폐업하게 되면 집기나 식기들 처리하는 게 큰일이죠.

그야말로 식당에서나 쓸 수 있는 것들이니까 여기서 보시는 것과 같은 저장고, 냉장고, 싱크대 이런 것들을 처리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래서 폐업하는 가게들에서 나오는 중고 물품을 싸게 가져다가 재유통시키는 이런 전문 처리 업체도 성업을 하는데요.

최근 5년 동안 문자 그대로 수만 곳의 식당 그리고 주점들이 이런 업체를 찾아서 가게를 정리했습니다.

2018년 말만 해도 전국 1만 6천 곳에 육박했던 간이주점 지난해 말에는 1만 곳 조금 넘게 남아있을 뿐입니다.

간이주점 3곳 중 1곳 꼴로 문을 닫은 겁니다.

직장인들 퇴근길에 부담 없이 한 잔 하자 할 때 들른다고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곳 호프집, 호프전문점도 지난 5년 동안 4곳 중 1곳은 사라졌습니다.

국세청이 최근 5년간 국세데이터 세금 정보를 통해서 100대 생활밀착업종 중에 뭐가 새롭게 떠오르고 어떤 업종이 쇠퇴했는지 집계를 해봤거든요.

가장 감소폭이 컸던 게 바로 이런 간이주점과 호프집이었습니다.

<앵커>

코로나 영향도 있을 것 같고 전처럼 회식하는 분위기가 많이 사라졌다는 뜻이잖아요. 그런 탓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이미 코로나19 이전부터 '2차까지는 토 달지 않고' 이런 식의 직장 회식 문화 많이 사라져 있었습니다.

거기에 코로나19가 덮쳤던 거고, 또 주 최장 52시간 근무제도 그사이에 정착됐고요.

이른바 웰니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도 커졌습니다.

그래서 코로나 상황이 완전히 종식돼도 간이주점이나 호프집이 전처럼 잘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이걸 보고 모든 술집이 줄어든다고 생각할 수는 없죠. 한국인의 술 소비량이 전체적으로 몇 년째 감소추세인 건 사실이지만요.

부어라 마셔라 하는 게 아니라 가볍게 한 잔, 회사 사람들과 2차를 가는 게 아니라 친구나 애인과 두셋씩 와인바 위스키바를 찾는 모습은 전보다 보편적이 됐습니다.

최근의 MZ세대 2030 사이에서는 위스키 한두 잔이나 일종의 증류주 칵테일 하이볼 한두 잔 마시고 가볍게 헤어지는 게 유행하죠.

와인바와 위스키바는 기타 서양식 주점으로 분류됩니다. 국세청에서 선정한 100대 생활밀착업종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이번 발표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생활밀착업종은 지난 2015년에 30가지 업종을 집계하기 시작해서 2017년 이후로 100대 업종의 추이를 쭉 보고 있거든요.

지금 같은 주류 문화가 이어진다고 하면 앞으로는 기타 서양식 주점도 추가로 집계에 포함될 수도 있을 겁니다.

<앵커>

술집 위주로 살펴봤는데 눈에 띄게 지는 업종, 그리고 뜨는 업종 다른 곳들도 좀 알려주시죠.

<기자>

호프집은 줄고 있는데 카페는 여전히 폭발적으로 늘고 있었습니다.

5년 전에도 이미 커피 음료점의 성장세가 대단했는데요. 그 후 5년간에도 80%나 늘었습니다.

전국의 호프 전문점과 간이주점을 합쳐봤자 커피 음료점의 3분의 1 정도밖에 안 됩니다.

그리고 2030 젊은 카페 사장님들이 특히 많은 것도 조금 특징입니다.

그리고 최근 5년간에 가장 많이 새로 많이 생긴 자영업종은 통신판매업입니다. 온라인사업자 생각하시면 됩니다.

쇼핑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 가는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자영업 하면 떠오르는 대표 업종 한식당이었는데, 2년 전부터 한식당 보다 온라인사업자가 더 많아졌습니다.

펜션과 게스트하우스도 코로나19 3년에도 불구하고, 5년 전에 비해서 2배 넘게 늘었습니다.

그런데 펜션은 코로나 기간에 타격받은 기간도 있지만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오히려 호황을 더 경험한 시기도 있습니다.

방역조치가 조금이라도 완화될 때마다 국내 여행 수요가 폭발하곤 했죠.

그런데 이렇게 말씀을 드리다 보면 "무슨 소리냐, 커피 잘 된다는 말 못 믿겠다. 얼마나 폐업하는 카페 많은 줄 아느냐" 하시는 분들 있습니다.

그 말씀도 맞습니다. 최근 5년간 떠오른 업종 중에 상당수 온라인사업자, 커피음료점, 펜션 모두 평균 3, 4년을 잘 못 넘겼습니다.

평균 지속 기간이 100대 업종 중에서 가장 짧은 편에 속합니다. 부침이 심하다고 말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이렇게 부침이 심한 게 유행하는 뜨는 업종들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잘 돼 보이니까 생기기를 워낙 많이 생기는데 그런 만큼 경쟁도 치열하고 막상 시작해 보면 운영이 쉽지 않아서 폐업도 잦은 겁니다.

다만 하나가 문을 닫을 때 둘이 생기는 거죠.

자영업 구상할 때 이런 통계들을 참고하게 되는데요. 창업은 역시 정말 신중하게 시작하는 게 좋겠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