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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훔치려 10m 땅굴 뚫은 일당…송유관 코앞서 '덜미'

<앵커>

모텔을 통째로 빌린 뒤 송유관까지 땅굴을 뚫어 기름을 훔치려 한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전직 송유관공사 직원까지 범행에 가담했는데 송유관을 30cm 남겨두고 덜미가 잡혔습니다.

TJB 김철진 기자입니다.

<기자>

충북 청주의 한 모텔 지하실 벽입니다.

가로와 세로 각각 80cm가량의 땅굴이 10m가량 길게 나 있습니다.

땅굴을 뚫어 송유관까지 접근해 기름을 빼내려 한 일당 8명이 낸 흔적입니다.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삽과 곡괭이만을 사용해 한 달여에 걸쳐 모텔에서 먹고 자며 땅굴을 파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주유소를 빌려 땅굴을 뚫어 기름을 빼내려다 실패하자 모텔을 통째로 빌렸고, 영업을 안 한다는 안내문을 붙여 사람들의 시선을 피했습니다.

[모텔 업주 : 놀라는 거죠 그냥. (이야기 들었을 때) 처음에는 흥분해서 말도 안 나오고 참 황당하죠.]

자금책과 작업반장 등 체계적으로 역할을 나눴고, 과거 송유관 절도 범죄로 퇴사한 전직 대한송유관공사 직원까지 가담해 미리 송유관 위치를 살피고 땅굴 설계 도면까지 준비했습니다.

[김재춘/대전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장 : 굴착하는 데 필요한 기구하고 기술자가 요구하는 공구, 기술자가 직접 설계 도면하고 이제 작업을 계획적으로 지시하고 송유관까지 어느 정도 땅속에 있는지 탐측기도 사용을 했습니다.]

하지만 송유관을 불과 30cm 앞두고 국정원 첩보를 전달받은 경찰에 붙잡혀 범행은 무산됐습니다.

이들이 노린 송유관은 하루 평균 6만 6천 대의 차량이 오가는 왕복 4차선 도로변에 접하고 있어 자칫 땅굴로 인한 붕괴 위험까지 제기됐습니다.

경찰은 일당 8명 중 4명을 구속, 나머지는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관계기관에 통보해 범행 장소를 원상 복구했습니다.

(영상취재 : 최운기 TJB, 화면제공 : 대전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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