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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전설의 투자자는 왜 ESG에 비판적일까

[뉴스페퍼민트] ESG와 워런 버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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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없지만, 한국인에게 필요한 뉴스"를 엄선해 전하는 외신 큐레이션 매체 '뉴스페퍼민트'입니다. 뉴스페퍼민트는 스프에서 뉴욕타임스 칼럼을 번역하고, 그 배경과 맥락에 관한 자세한 해설을 함께 제공합니다. 그동안 미국을 비롯해 한국 밖의 사건, 소식, 논의를 열심히 읽고 풀어 전달해 온 경험을 살려, 먼 곳에서 일어난 일이라도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부지런히 글을 쓰겠습니다. (글: 이효석 뉴스페퍼민트 대표)
 
스프 NYT(뉴스페퍼민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SG란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최근 많은 관심을 받는 기업 평가 기준입니다. 여기서 환경은 탄소 배출 문제와 같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요소를 포함한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 등에 기업이 미치는 영향을 말하며, 사회는 인권과 다양성, 그리고 기업과 지역 사회와의 관계를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지배구조는 기업 이사회의 구성과 기업 윤리 등을 말합니다.

기업을 평가하는 가장 큰 목적은 해당 기업의 성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입니다. 곧, 개인이나 기관이 투자에 앞서 그 기업의 미래를 예측해 보는 것이죠. 물론 기업의 생존에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을 버는 것입니다. 따라서 투자에 성공하려면 그 기업이 앞으로 얼마나 이익을 늘릴지 잘 예측해야 합니다. 그러나 소비자의 인식이 기업의 이익에 대체로 큰 영향을 끼치므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은 원래 기업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ESG는 곧, 기업과 사회와의 관계를 더 강조한 기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ESG의 등장에 큰 영향을 미친 것 중에는 오늘날 인류가 처한 가장 큰 위기인 기후 변화 위기가 있습니다. 기업에 투자하는 뮤추얼 펀드나 연금 등의 기관 투자자들이 최근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입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기업이 무비판적으로 이익을 추구하지 않도록 기관투자자가 이를 감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기에 ESG는 더욱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ESG에 제동 건 워런 버핏


그러나 비판자들이 말하듯, 어떤 이들은 ESG를 하나의 평가 기준을 넘어 기업의 목적에 영향을 미치는 데 사용하려 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전설적인 투자자이며,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호인 워런 버핏이 등장합니다. 버핏은 수년 전부터 ESG를 거부해 온 것으로 유명합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가 진보적 의제와 정치인들을 지지해 온 진보 성향의 투자자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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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뉴욕타임스 오피니언 란에는 워런 버핏이 어떻게 지금 가장 진보적인 기준인 ESG에 반대하게 되었는지 말해주는 칼럼이 실렸습니다. 저자인 로저 로웬스틴은 워런 버핏의 전기 작가일 뿐 아니라, 글에 밝혔듯 버크셔의 오랜 주주로 다분히 버핏을 변호하는 편에 서서 내막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의 설명은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버핏의 진보적 성향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민주당의 대선 후보였던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했으며, 부자 증세를 주장했고, 상속세 폐지에는 반대했습니다. 그리고 1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가져간 적도 없습니다. 곧, ESG 기준에 비춰 봐도 우수한 삶을 산 버핏인데, 바로 그 버핏이 ESG와 같은 주장이 기업의 목적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해 온 셈입니다.

로웬스틴은 글의 중간중간, 신랄한 표현으로 자신의 의도를 밝힙니다. 예를 들어, "기업이 주주에게 봉사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원칙을 더 이상 신봉하지 않는다는 것은 공산당이 노동자에 대한 충성이라는 제1 원칙을 저버린 것과 비슷하다"든지, "기업의 미션을 하이재킹 하려는 ESG 투사들"과 같은 표현에서 그의 생각이 드러납니다. 또, ESG를 주장하는 이들이 "다른 사람들의 돈을 관리하는 이들"인 반면, 버핏을 지지하는 이들은 "자기 돈으로 주식을 산 주주들"이라고 말합니다.

버핏 역시 이들을 "즉각적인 신세계를 꿈꾸는 현실성 떨어지는 선지자들"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는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이 비현실적이라는 이유로, 버크셔는 계열사에 완벽한 자율성을 보장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버크셔는 60개 계열사를 거느린, 무려 38만 3천 명이 일하는 대기업이지만, 본부에서 일하는 직원은 단 26명밖에 없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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