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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코인 채굴, '사회에 끼치는 해악'에 세금 내!"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지금 나오는 사진이 사막에 지어진 공장들 같습니다. 이게 중국에 설치됐던 가상자산 채굴 공장이라고요?

<기자>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2년 전에 촬영되었던 가상자산 채굴장입니다.

방금 보셨던 9개의 커다란 공장에서 이렇게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복잡한 연산을 수행하던 막대한 컴퓨터 장비들이 모두 가상 자산을 얻기 위한 거였습니다.

척 보기에도 "이야, 전기료 진짜 많이 나오겠다" 그런 생각이 들죠. 미국 대통령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미국은 가상자산을 채굴하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징벌적 과세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백악관이 이렇게 홈페이지를 통해서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에 대한 관점이 만들어지는 곳, 미국 대통령 경제정책 자문팀이라고 할 수 있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가 지난주에 올린 내용입니다.

가상자산은 거래소 같은 데를 통해서 사고팔기도 하지만요.

마치 땅속에 묻힌 금을 캐내듯이 컴퓨터 연산을 통해서 블록체인상에서 새로 찾아내게 할 수도 있습니다. 채굴이죠.

이게 집에서 PC 가지고 혼자 약간 해서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어마어마한 규모의 컴퓨터를 동원해서 복잡한 연산을 계속 시켜야만 사실상 가능하고요.

그러니까 전기를 참 많이 씁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는 가상자산 채굴자들이 쓰는 이 막대한 전기료의 30%를 세금으로 내게 하겠다는 겁니다.

그 이유로 가상자산 채굴이 전기료로 지불하는 돈 이상으로 사회에 큰 비용을 떠넘기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앵커>

특정인들이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가상 자산 채굴이 결국 사회에 비용을 떠넘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에는 전기료나 환경 문제와 연관이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백악관이 제시한 통계입니다.

미국의 3억 4천만 미국인들이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는데 쓰는 전기만큼 미국 내 몇몇 가상 자산 채굴장에서 쓰는 전기가 비슷한 수준이라는 겁니다.

후발 코인들 빼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채굴에 쓰는 전기만 봤을 때도 이렇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가장 큰 편인 34개의 가상 자산 채굴장에서 쓰는 전기가 300만 가구가 쓰는 전기에 맞먹는다는 뉴욕타임스 기사도 언급했습니다.

결국 그만큼 가상자산 채굴은 환경오염에 책임이 있다는 겁니다.

설사 태양광 같은 친환경 에너지로 발전시킨 전기를 쓰는 경우라도 주변의 다른 가정이나 건물에서 쓸 수 있는 전기를 워낙 많이 끌어다 쓰기 때문에 기존의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끊지 못하게 한다고 봤습니다.

물론 공장이나 기계 돌리는 데 전력 소모 큰 산업은 아주 많습니다.

하지만 가상자산 채굴은 방금 앵커가 얘기한 대로 채굴자들만 이득을 보는 거니까 세금으로 사회에 보상하라는 입장입니다.

우리 자동차 살 때 개별소비세 내죠. 자주 인하해 주긴 하지만요. 일종의 환경세 명분으로 매기는 겁니다.

자동차가 뿜어내는 배기가스, 그로 인해 생기는 환경오염이란 사회적 비용에 대해서 내는 세금입니다.

이 개별소비세와 비슷한 환경세를 가상자산 채굴에 물리겠다는 건데, 백악관 페이지에 밝히고 있는 대로 추진한다면 세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계획대로 채굴세를 물릴 수 있다면 앞으로 10년 동안 우리 돈 4조 5천5백억 원 정도를 세금으로 걷을 수 있다는 추산까지 내놨습니다.

<앵커>

권 기자 설명대로 세금을 물려서 금전적인 책임을 지게 하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 같은데 이런 세금이 실제로 만들어질 수가 있겠습니까?

<기자>

당장은 좀 어려워 보입니다. 가상 자산 채굴세를 새로 만들려면 미국도 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미국 의회에서 하원에 좀 우세한 당이 야당인 공화당인데, 공화당은 가상 자산에 규제를 많이 하는 것을 별로 반기지 않는 분위기이거든요.

하지만 미국 정부가 이만큼 가상 자산 채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중국을 비롯한 9개 나라가 가상 자산 채굴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고도 백악관 홈페이지에서 언급하고 있는데 미국은 그렇게까지는 안 하겠지만 징벌적 과세를 비롯한 강한 규제에 대한 의지는 있다는 것을 또 한 번 내비친 겁니다.

가상 자산 채굴이 그냥 거저 되는 게 아니라 에너지를 너무 많이 소모한다는 사실에 대한 우려는 전비용 꾸준히 커져 오기는 했습니다.

그리고 환경도 환경이지만 좀 더 근본적인 속내는 탈정부, 탈중앙적인 가상자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미국 정부도 공유하는 겁니다.

이제 가상자산은 그야말로 자산이지 돈으로서의 기능은 사실상 어렵다는 인식이 좀 더 퍼져있긴 하지만요.

그래도 초창기에 화폐 기능을 특히 강조했던 대표적인 비트코인을 비롯해서 나라가 발행하는 돈의 자리를 넘봤던 가상자산을 보는 정부들의 눈이 곱지 않습니다.

이제 각국 정부가 디지털 자산에 대한 구체적인 대처법을 만들어 가고 있는 단계인데, 미국의 이런 기조가 우리에게도 좀 더 영향을 미칠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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