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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돼 대피까지 했는데, 2년 전 그대로…24시간 불안"

<앵커>

2년 전 붕괴사고가 있었던 공사장이 지금까지도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는 제보가 왔습니다.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그곳 주민들은 혹시나 또 사고가 나지는 않을까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박재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북한산 자락 주택가에 파헤쳐진 토사가 드러나 있습니다.

경사면에는 토사 유출을 막기 위해 씌워놨던 비닐이 찢어진 채 나뒹굴고, 공사 자재들도 어지럽게 방치돼 있습니다.

바로 옆 단독주택에는 붕괴 위험을 호소하는 현수막까지 내걸렸습니다.

공사 여파로 깨진 바위들이 금방이라도 무너져내릴 것처럼 이렇게 훤히 드러나 있고, 제 스스로 중심을 잡기 어려울 만큼 현장은 가파릅니다.

높이가 34m에 달하는 주택 공사 현장인데, 재작년 10월 공사 중 붕괴사고가 난 이후 1년 반 넘게 방치되고 있습니다.

[조국현/인근 주민 : 옹벽이 바로 제 집 담벽 직전까지 와 있어서 거대하니. 그때 저는 후들후들 다리가 떨려서.]

당시 경사면 터파기 작업 중 암반과 토사가 무너져 내리면서 5가구 주민이 대피했고, 이 중 한 가구는 11개월 동안 집을 떠나 있기도 했습니다.

주민들은 조만간 큰 사고가 날 수도 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황규동/인근 주민 : 집에 뿌리가 지금 저기 좀 쓸려나갔잖아요. 저게 하루하루 지날수록 계속 깊이가 깊어지고.]

[임영준/건축시공기술사 : 풍화 작용이 지금 다 일어났기 때문에 여기 힘만 조금만 가해지면 저절로 이게 무너질 수 있는. 올여름 장마 시에 굉장히 위험합니다, 지금.]

법원은 지난달 주민이 낸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며 안전성을 충분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건축주는 관련 규정에 맞게 공사를 진행하려 해도 주민이 경찰에 신고하는 등 민원 제기가 과도해 방치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붕괴 전후로 각각 한 차례 건축 관련 신청을 허가한 구청은 사유지에서 일어난 분쟁이어서 이해 당사자들의 합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이어서 다람쥐 쳇바퀴 도는 답답한 상황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김윤성, CG : 이종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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