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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부담 말라" 기시다 "맡겨달라"…'과거사 유감' 뒷얘기

윤 "부담 말라" 기시다 "맡겨달라"…'과거사 유감' 뒷얘기
한국을 방문 중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어제(7일) '과거사 유감' 표명은 전적으로 본인 결정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오늘 언론 통화에서 "기시다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에 어떻게든 화답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통화에서 "기시다 총리의 과거사 발언 수위뿐 아니라 언급 여부조차도 사전에 조율하지 않았다"며 "윤 대통령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나갈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앞둔 지난 3일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을 만나 기시다 총리의 '호응 조치'를 바라는 국내 여론을 가감 없이 전달했다고 합니다.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의 강제징용 해법에 호응해 과거사에 대한 사죄와 반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해야 한다는 국내 일각의 요구를 상기시킨 것입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아키바 국장을 만난 자리에서 오히려 "기시다 총리에게 너무 부담 갖지 말라고 전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시다 총리가 "한일관계 개선을 주도한 윤 대통령의 용기 있는 결단을 높이 평가하며, 이에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마음으로 이번 답방을 결심하게 됐다"는 메시지를 아키바 국장을 통해 윤 대통령에게 전달해 온 뒤였습니다.

이후 과거사 문제와 관련한 양국 참모진 간 협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기시다 총리는 한국을 방문하기 전 일본 외교 당국자들에게 과거사 문제와 관련, "그건 내게 맡겨달라"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렇게 구체적인 사전 조율이 없던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과의 소인수 회담에서 먼저 과거사 문제를 거론한 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설명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는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고, 제3자 변제를 골자로 한 한국 정부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에 감동했으며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어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윤 대통령은 "한국이 얘기를 꺼내거나 요구한 바 없는데 먼저 진정성 있는 입장을 보여줘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어제 브리핑에서 전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에게 사죄와 반성을 더 강하게 요구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기시다 전 총리가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며 "당장 100% 만족하지는 못해도 우리가 바라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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