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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전세 축소 불가피한데…방법은?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8일)은 전세 이야기 준비했네요. 우리도 요새 전세 사기 소식 매일 전해 드리고 있는데, 최근에 집값보다 전셋값이 더 높아지는 역전세 위험에 전세 사기 불안이 커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줄어들던 전세 수요가 최근에 다시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도 월세가 지난해부터 처음으로 전세보다 비중이 커지는 모습이 나타나기는 했는데요.

여전히 월세가 전세보다 전체적으로 거래가 더 잘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부동산 거래량이 많고 인구가 집중돼 있는 서울, 경기 지역에서 다시 전세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서울의 아파트 지난 3월 보시면 61.5%까지로 전세 비중이 다시 커졌고요.

4월은 아직 집계 중이기는 한데 지금까지 신고 들어온 바로는 62.3%까지 좀 더 전세 비중이 커졌습니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반전세를 포함하는 월세 비중이 52.7%까지 오르면서 전세를 추월했었는데 다시 순수 전세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지난 연말은 은행 이자가 너무 비쌌습니다. 은행 전세대출 이자가 적어도 6% 이상 돼서 월세보다 은행 이자를 더 내게 생겼는데 이런 경우가 많았고요.

그러다 보니 전세가가 이미 떨어지기 시작했던 때임에도 불구하고 차라리 월세를 내겠다는 세입자들이 많아졌던 겁니다.

그런데 시중 금리가 다시 좀 내려갔죠. 이제 1금융권의 전세 대출 이자는 4~5%대입니다.

반면에 전세를 월세로 돌릴 때 예를 들면, 전세 1억에 월세는 얼마로 친다, 이런 식으로 적용하는 이자율인 전월세전환율은 전국 전체 주택으로는 6%까지 치솟아 있지만, 서울 아파트는 4.6%라는 게 현재 정부 집계입니다.

이 정도면 다시 전세대출을 받아서 전세를 드는 게 월세보다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세입자들이 늘어날 만합니다.

<앵커>

아파트는 이런 역전세 걱정이 좀 덜한 편인데 최근에 역전세 문제가 많이 불거졌던 빌라에서도 전세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요. 이거는 왜 그런 겁니까?

<기자>

서울은 다세대와 연립주택도 다시 전세의 비중이 보시는 것처럼 더 커졌고요. 경기도도 전세 비중이 조금 더 늘고 있습니다.

다만 다가구와 단독의 경우에는 여전히 월세 비중이 훨씬 더 크기는 합니다.

전세가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어서 더더욱 세입자들로서는 다시 전세를 선호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월세는 좀 생돈이 나간다는 생각을 많이 하시잖아요.

하지만 앵커 얘기한 대로 부동산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마다, 또는 집값이 하락기로 접어들 때마다 개인들끼리 서로 목돈을 턱턱 주고받는 전세라는 게 참 위험해질 수 있다는 걸 우리 모두 많이 봤고 또 경험했습니다.

전세 대출받을 때 보증료 조로 얼마씩 내곤 하죠.

내가 이 전세대출을 제때 갚지 못하면, 주택금융공사가 대신 갚을 거라는 식의 보증을 들고 대출을 받곤 하는데요.

그냥 대출 절차에 그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주택금융공사가 세입자 대신 일단 먼저 은행에 갚은 전세 대출액이 지난 2019년부터 지금까지 1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그만큼 전세금을 제때 못 돌려받은 세입자가 늘었다는 얘기겠죠. 3분의 2는 수도권에서 발생했고요.

전세 매물 자체가 줄어들었던 21년을 제외하면 최근으로 올수록 주택금융공사가 대신 먼저 갚아야 했던 경우의 건수나, 액수가 늘어나는 모습이 보입니다.

<앵커>

세입자들 입장에서는 전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조금 더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이번 전세 사기처럼 전세금을 떼일 우려도 있지 않겠습니까? 좀 근본적인 방안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기자>

그래서 요즘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게 일종의 절충안입니다.

전세가 좀 자연스럽게 액수가 줄어들도록 유도를 하자, 그래서 지난달에 금융연구원에서 제안한 방안 하나는 전세자금 대출 보증의 비중을 조금씩 줄여서 전세가 자연스럽게 줄어들도록 하자는 겁니다.

사실상 이것을 받아야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으니까 그 보증 액수를 줄여서 자연스럽게 액수를 줄게 하자는 거죠.

개인 간의 사적 거래인 전세에 나라가 함부로 개입할 수는 없지만 공사의 대출 보증 한도를 좀 빡빡하게 해서 전세대출 내기가 좀 더 빡빡해지게 하자, 그래서 보증금이 너무 커질 것 같으면 반전세를 선택하게 하자는 겁니다.

우리 사회가 저신뢰 사회라는 이야기도 우리끼리 많이 하지만, 사실 카페에서 노트북 펼쳐놓고 화장실 갔다 와도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는 굉장한 고신뢰 사회인 면도 있죠.

전세 계약은 거액의 빚을 개인끼리 주고받는 세계적으로 독특한 형태의 사적 계약이고 생각해 보면 굉장한 고신뢰 사회에서나 가능한 거래였습니다.

처음 전세제도가 자리 잡았던 수십 년 전은 일단 은행 문턱이 너무 높았고 이자가 비싸기도 했고요.

하지만 이제 한국 경제가 성장한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집값은 너무 비싸지고 은행 같은 금융기관의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지금은 적어도 금융기관 대출을 통해서 사적 대출인 전세 보증금이 더욱 확확 커지게 되는 것만은 좀 막는 게 좋겠다는 의견인데요.

이런 의견도 귀담아들어 볼 만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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