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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외자 태어나 출생신고 못한 사연 속 아기…주민번호 받는다

혼외자 태어나 출생신고 못한 사연 속 아기…주민번호 받는다
태어난 직후 생모는 숨지고 법적 아버지와 생물학적 아버지에게 외면받아 6개월 가까이 출생신고조차 하지 못했던 아기가 주민번호를 받게 됐습니다.

안타까운 사연의 아기는 지난해 11월 16일 청주의 한 산부인과에서 태어났습니다.

아기의 엄마는 산후 후유증으로 출산 20여 일 만에 숨졌습니다.

당시 엄마는 남편 A 씨와 별거하며 이혼 소송 중이었고, A 씨는 아기가 불륜남 B 씨의 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 A 씨 말대로 아기는 A 씨가 아닌 B 씨의 아기였습니다.

다만 '혼인 중 임신한 자녀를 남편의 아이로 추정한다'는 민법 조항에 따라 아이의 법적 아빠는 A 씨였습니다.

생부인 B 씨는 아이를 가족관계등록부에 올릴 의무나 권한이 없었고 게다가 B 씨는 아이의 출생신고나 양육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 역시 자신이 생부가 아니라며 아이의 출생신고를 거부했습니다.

법적 아버지와 생부의 외면으로 태어난 기록이 어디에도 없는 아기는 태어나서 반년 가까이 청주의 한 보호시설에서 생활해 왔습니다.

그러던 지난 3월 A 씨가 청주지법에 아이가 자신의 친생자가 아님을 확인해 달라는 '친생부인의 소'를 내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청주지법 가사단독 조경진 판사는 지난 3일 "아이가 A 씨와의 혼인 기간에 태어난 자녀이긴 하지만 유전자 검사 결과 등에 의하면 아버지가 아님이 명백하다"며 "친생자 부인을 인정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의 판결로 아이는 관할 지자체인 청주시 직권으로 출생신고를 할 길이 열렸고 조만간 주민등록번호를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청주시측은 "판결문을 받으면 자체적으로 아이에 대한 출생 신고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며 "신고가 이뤄진 뒤에는 양육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보살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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