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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종이 빨대를 쓰면 거북이가 더 이상 죽지 않을까?

[마부뉴스] 데이터로 보는 해양 플라스틱

스프 마부뉴스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요즘 날씨가 참 좋죠? 온갖 꽃이 피어나는 계절의 여왕 5월이 맞나 싶을 정도로 때로는 너무 덥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주말엔 전국 대부분에 비가 내린다고 하니 혹시 독자 여러분 주말 나들이 갈 계획이었다면 날씨 예보 잘 확인하길 바랄게요.

5월의 첫 주에 마부뉴스가 독자 여러분과 함께 이야기 나눌 주제는 바로 플라스틱입니다. 아마 독자 여러분도 코에 박혀있는 빨대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거북이나 폐 그물에 목이 걸려서 오도 가도 못하는 바다새를 본 적 있을 겁니다. 그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종이 빨대 같은 대체 제품들이 등장하기도 했죠. 오늘 마부뉴스에선 해양 플라스틱 오염이 얼마나 심각한지, 그리고 우리가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영향은 얼마만큼의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오늘 마부뉴스가 독자 여러분에게 던지는 질문은 바로 이겁니다.

종이 빨대를 쓰면 거북이가 더 이상 죽지 않을까?

바다 위, 아래 모두 플라스틱으로 가득

우선 바다에 있는 플라스틱이 얼마나 되는지부터 체크해 볼게요. 매년 바다로 흘러가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약 800만t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800만t이 얼마나 되는 양이냐면 온 지구의 해안선 30cm마다 쓰레기봉투 5개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입니다. 이렇게 흘러가는 플라스틱의 80%는 육상에서 발생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요. 나머지 20%는 어업이나 양식업같이 해양에서 생산되고 있고요. 20%의 해양 플라스틱 중 10% 정도가 그물이나 낚싯줄 같이 어선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바다에 있는 플라스틱을 분석하기는 사실 어려워요. 일단 얼마나 있는지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기도 하고요. 표본을 선택한다고 할지라도 대표성이 얼마나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죠. 그래도 과학자들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조금 더 자세한 데이터를 살펴볼 수 있는 GPGP라는 곳으로 가 보겠습니다. 이 GPGP에서는 과학자들의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거든요. GPGP는 Great Pacific Garbage Patch의 줄임말입니다. 해석해 보면 '거대한 태평양 쓰레기 영역' 정도가 되겠죠?

바닷물보다 밀도가 낮은 플라스틱은 바닷물에 떠 있을 겁니다. 그렇게 떠 다니는 플라스틱은 해류를 따라 흘러가게 되고, 해류가 만나는 지점에 플라스틱이 쌓이게 되겠죠. 그런 해양 플라스틱과 쓰레기들이 모이고 있는 만남의 장소가 지구에 5곳 정도가 있습니다. GPGP는 그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합니다. 현재 파악되고 있는 크기가 무려 160만㎢! 우리나라 영토가 10만㎢ 정도니까 16배 정도 되는 사이즈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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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만㎢ 영역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조각은 모두 1조 8,000억 개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그 무게만 해도 80,000t에 달하죠. 위의 그래프를 보면 알겠지만 GPGP 쓰레기 무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50㎝가 넘는 거대 플라스틱입니다. 거대 플라스틱의 무게는 4만 2,000t으로 5cm 이상의 대형 플라스틱까지 합치면 전체 무게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개체수로 따져보면 전체 플라스틱의 94%가 미세 플라스틱이었어요. 대형 플라스틱과 거대 플라스틱이 파도의 영향, 햇빛의 영향 등으로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될 가능성도 있는지라 양이 더 늘어날 수도 있고요.

GPGP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출처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를 포함해 한반도의 비율이 상당하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일본과 중국이 거의 3분의 1씩을 차지하고 그다음이 한반도거든요. 전체 GPGP 플라스틱 중 10% 정도가 한반도에서 나온 쓰레기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GPGP 특성상 동북아시아와 미국 쪽에서 흘러나온 쓰레기가 모이는 지역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영향이 상당하다는 건 분명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일 겁니다.

이렇게 수면 위에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측정이라도 되고 있지만… 나머지 플라스틱도 문제입니다. 우리가 사용한 플라스틱 중 40% 정도는 바닷물보다 밀도가 높아서 바닥으로 가라앉고 있거든요. 가라앉은 플라스틱은 바닷속 퇴적층에 쌓이고 있죠. 실제 캘리포니아 해안 근처의 토양 샘플을 분석해 봤더니,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과 비례하게 증가하고 있는 미세 플라스틱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바다 속이든, 바다 위든 플라스틱으로 가득 차 있는 상황이죠.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플라스틱 스모그'

OECD의 2022년 통계를 살펴보면 전 세계에서 재활용되는 플라스틱의 규모는 9% 수준입니다. 플라스틱 생산량은 매년 최고치를 찍고 있고, 재활용은 100개 중 9개가 되고 있으니 나머지 플라스틱은 바다로 흘러가거나 땅에 매립되거나 하고 있습니다. 바다로 흘러 들어간 플라스틱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작은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될 수도 있고요.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미세 플라스틱의 양도 만만치 않습니다. 예전 <독자 여러분은 ZARA, H&M에서 옷 얼마나 사나요?>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합성섬유 의류를 세탁하는 과정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엄청나게 뿜어져 나오니까요.

바닷속 미세플라스틱은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2019년 기준으로 해양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입자수는 무려 171조 개! 이 수치도 보수적으로 잡은 평균치고 최대치로 추정해 보면 358조 개까지 늘어납니다. 여튼… 평균 기준으로 플라스틱 입자들의 무게를 재보면 230만t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엄청난 수치죠? 아래 그래프에 연도별 플라스틱 입자수를 나타내봤어요.

아래 데이터는 1979년부터 2019년까지 6개의 해양 지역(북대서양, 남대서양, 북태평양, 남태평양, 인도양, 지중해)의 1만 1,777개 관측소에서 수집한 해양 플라스틱 입자의 양입니다. 최근 들어서 급증하는 모습이 보이죠? 이렇게 늘어나는 미세플라스틱을 두고 연구진들은 '플라스틱 스모그'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미세플라스틱이 가장 높은 지역은 북대서양 지역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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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입자의 플라스틱이 생명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계속 연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생태계에 물리적으로나 화학적으로나 부정적인 영향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죠. 상위 포식자인 우리 인간 입장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을 파악하는 건 중요합니다. 해양에 흩뿌려져 있는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동물 플랑크톤, 그 동물 플랑크톤을 먹은 조개와 새우. 이렇게 이어지다 보면 독자 여러분의 몸속에도 미세플라스틱이 올 수 있으니까요.

작년 3월 식약처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1인당 하루 평균 16.3개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다고 합니다. 식약처에선 미역과 다시마의 경우 2회 이상 세척하면 미세플라스틱의 상당 부분 제거된다고 발표했죠. 물론 아직까지 미세플라스틱이 우리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딱 떨어지는 결과가 나오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세플라스틱이 우리 몸에 쌓이고 있는 걸 가만 놔둘 순 없지 않을까 싶어요.

문제는 음식물로 섭취하는 것 외에도 우리가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이 상당하다는 겁니다. 이미 공기 중에도 떠 다니는 미세플라스틱이 많다는 사실, 독자 여러분 알고 있었나요? 중국 연구팀에서 발표한 논문 데이터를 살펴보면 공기 중에 떠 있는 미세플라스틱이 음식 위로 가라앉아서 하루 평균 2,739개의 미세플라스틱을 먹는 셈이라고 하더라고요. 물론 지역별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상당한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이미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다는 겁니다. 거기에 미세플라스틱보다 더 작은 나노플라스틱까지… 100℃ 물을 담았던 일회용 컵에서 L당 5조 1,000억 개의 나노플라스틱이 나온 연구 결과가 있거든요. 일회용 컵에 뜨거운 커피를 마실 때마다 수조 개의 나노플라스틱을 마시는 셈이죠.
Q. 공기 중에 미세플라스틱이 있다면… 미세플라스틱 비도 내릴 수 있을까?

하늘에서 내려오는 플라스틱 비는 이미 현실입니다. 전문가들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느낄 수도 없는 플라스틱 특성 탓에 사람들이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죠. 뉴질랜드 연구팀의 논문을 살펴보면 오클랜드 도시 옥상에 하루 평균 1㎡당 5,000개의 미세플라스틱이 쌓여 있다고 합니다. 특히 해안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강할 때 그 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아 해안가의 바람과 파도에 의해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이 생성되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죠. 이미 대기 중에 미세플라스틱이 널리 퍼져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 상황이라, 과학자들은 하루빨리 정확한 측정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종이 빨대를 사용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원래대로라면 작년 11월 24일부터 편의점에선 일회용 비닐봉지를 사용할 수 없고, 카페와 식당에서는 1회용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할 수 없어야 했어요. 하지만 일회용품 규제 정책의 시행이 미뤄지면서 1년간의 계도 기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정책이 또 미뤄지지 않는다면 올해 11월 24일부터는 더 이상 카페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할 수 없게 될 겁니다.

정부의 일회용품 규제 정책은 생각보다 더디게 가고 있지만 그 사이 우리 삶에는 일회용품 대신 대체 용품들이 조금씩 자리 잡고 있어요.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사용하는 카페 전문점들도 늘어났고, 세척 후 재활용할 수 있는 스테인리스 빨대를 사용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났으니까요. 그렇다면 종이 빨대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걸까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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