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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쇼] 홍현익 "항복문서 같았다" vs 박원곤 "확장억제 성과"

[홍현익/전 국립외교원장]
- 한미 핵심의제인 경제·안보가 불만족스럽다
- '나토보다 강한 억지력'이라더니 실감 안 돼
- 핵 포기에 보수도 반발…상응할 보장도 없어
- 미국 올인하다 중국과의 경제도 희생당할 것

[박원곤/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 한미동맹 70주년 상징적 의미 많이 부여돼
- 핵 공유 개념 논란? 중요한 건 확장억제 강화
- 독자적 핵무장·美 전술핵 배치 모두 비현실적
- 미국 질서에 적극 참여 의미…中 배척은 아냐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9:00)
■ 일자 : 2023년 5월 1일 (월)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김태현 : 다시 스튜디오로 돌아와서 한미정상회담 이후 우리 외교안보 상황 본격적으로 짚어볼 건데요. 두 분 함께합니다.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입니다. 안녕하세요.

▶양 패널 : 안녕하세요.

▷김태현 : 제가 광고 나갈 때 두 분과 사담을 나눴는데 박원곤 교수 얘기가 홍현익 선배는 저랑 생각이 제일 많이 다른데 가장 많이 같이 출연한 사이다. 이 얘기는 아주 케미가 좋으면서도 치열한 토론이 될 수 있다 이거 아니겠습니까?

▶박원곤 : 제일 많이 다른지는 모르겠습니다.

▶홍현익 : 제일 많이 다른 거는 아니지요.

▷김태현 : 많이 다른데 아주 케미가 좋은 두 분의 아주 환상 찰떡 호흡 이거를 제가 기대해 보도록 하겠고요. 일단 이런 질문부터 해 보지요. 총평, 12년 만에 국빈 방문한 안보분야의 성과 두 분의 총평부터 들어보려고 하는데요. 먼저 점수부터 매겨볼게요. 100점 만점에 몇 점 주시겠나요? 우리 선배이신 홍현익 전 원장부터.

▶홍현익 : 의회 연설이나 정상 간의 연대를 강화하고, 그다음에 하버드 연설 뭐 공공외교 차원에서 다 좋았는데요. 경제나 안보가 오히려 더 중요한 핵심의제였잖아요. 그런데 거기에서는 저는 만족하기는 어려워서 한 60점 드리고 싶습니다.

▷김태현 : 60점이요?

▶홍현익 : 네.

▷김태현 : 우리 박원곤 교수님은요.

▶박원곤 : 저는 이번 정상회담을 어떻게 봐야 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한미동맹이 70주년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70주년을 기념하는 거고, 그렇기 때문에 국빈 방문이 이뤄진 거고요. 당연히 한미 간에 여러 가지 현안들이 논의될 필요는 있지만 중요한 것은 동맹의 70년 과거를 평가하고 현재는 어떡하고, 앞으로의 70년을 어떻게 가야 되냐 그런 정치적 상징적인 의미가 많이 부여됐다라고 생각하고요. 점수는 저는 상대평가를 싫어하기 때문에 절대평가로 패스했다 그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김태현 : 패스했다.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업그레이드한 측면에서.

▶박원곤 : 네.

▷김태현 : 알겠습니다. 하나하나 짚어보지요. '워싱턴선언'이라는 이것 때문에 대북 확장 억제력이 업그레이드됐다 이런 게 정부의 설명인데요. 그런데 이거 있잖아요.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사실상의 핵 공유다 이렇게 표현을 했다가 미국 백악관의 에드 케이건 NSC 선임 국장이 핵 공유 아닌데? 이렇게 반박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 일단 박 교수께 먼저 여쭙지요. 워싱턴선언은 한국형 핵 공유가 맞다 아니다.

▶박원곤 : 일단 핵 공유부터 말씀을 드리면 조금 논점이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김태현 : 아, 논점이요?

▶박원곤 : 네. 중요한 것은 확장억제, 북한이 핵을 고도화하고 있으니까 확장억제라는 게 북한 핵에 대한 대응을 얼마만큼 한미가 강화하느냐 거기에 초점이 맞춰져야 되는데요. 안타깝게도 핵 공유라는 표현을 놓고 한미가 해석이 일부 다른 것에 방점이 찍히는 모습인데요. 큰 틀에서 보면 그것도 많이 다르지는 않습니다. 일단 핵 공유에 김태효 차장이 얘기한 것은 광의의 개념이지요. 그러니까 큰 틀에서 한국이 미국의 핵을 의지하고 있는데, 그것을 어떻게 하면 최대한 양국이 협의해서 이것을 사용할 것이냐 그런 뜻으로 얘기했다고 판단되고요. 말씀하신 에드 케이건 같은 경우에는 말 그대로 군사적인 의미에서 핵 공유, 영어로 뉴클리어 셰어링이라고 하는 표현에 중점을 뒀는데요. 거기에는 두 가지 미국은 판단을 하는 게 있습니다. 하나는 핵은 반드시 미국 대통령만이 결정할 수 있다, 그 사용의 결정이요. 그렇기 때문에 말하는 것을 보면 이 부분에서는 아주 명확하게 핵무기 통제는 미국한테 있다라는 의미로 이해를 했고요.

▷김태현 : 네.

▶박원곤 : 또 하나는 한반도에 핵무기를 들여오지 않겠다, 이제 그런 면에서 핵 공유는 아니다. 그렇게 두 가지 얘기를 했는데요.

▷김태현 : 사전적인 의미와 군사적인 의미로.

▶박원곤 : 네, 사전적인 그런 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말씀드린 것처럼 양국이 그다음에 나온 것이 이번에 워싱턴선언에서 서로 간에 얘기한 것이 큰 차이는 없다. 중요한 것은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것이다라고 마무리를 하기는 했습니다.

▷김태현 : 그러면 김태효 1차장은 조금 광의의 의미로 표현을 한 것이다.

▶박원곤 : 하나 더 말씀을 드리면 핵 공유라는 표현 자체도 나토에서 사용하는 것도 맞지는 않습니다.

▷김태현 : 그거는 미국 대통령이 발사하니까요?

▶박원곤 : 그러니까 역사적으로 보면 나토에 핵 공유력을 쓰게 된 게 소련이 워낙 유럽 국가에 대한 위협을 강화하니까 미국이 거기에 대해서 확장억제를 강화하면서 나온 건데요. 엄밀한 말로 생각하면 이것도 핵 공유가 아니지요. 왜냐하면 나토에서의 핵 공유도 결국 미국 대통령이 결정하는 거니까 일종의 수사적인 차원으로 레토릭으로 쓰기 시작한 게 지금까지 왔다 이렇게 판단됩니다.

▷김태현 : 그러면 김태효 1차장이 이걸 사실상 핵 공유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표현한 것도 일종의 정치적인 수사라고 이해해야 되는 건가요?

▶박원곤 : 그런 거지요. 왜냐하면 핵 공유가 정확하게 엄밀하게 따지면 핵 공유를 하는 국가는 없는데 그냥 우리가 흔히 이 표현들을 쓰니까 그만큼 한미 간에 확장억제를 강화한다는 의미, 그렇게 읽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김태현 : 그 정도의 효과는 있는 것이다라는 의미이다.

▶박원곤 : 네.

▷김태현 : 홍 전 원장께 여쭤볼게요. 민주당에서는 핵 공유 이 부분에 대해서 대국민 사기극이다 이런 표현까지 쓰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세요? 핵 공유 해프닝인가요, 뭔가요?

▶홍현익 : 정치적인 표현이지요.

▷김태현 : 김태효 차장이 얘기했던 게?

▶홍현익 : 김태효 차장도 그렇고 대통령께서도 제 기억으로는 나토보다 더 강력한 억지력을 확보하고 오겠다 이런 말씀을 하신 것 같아서요.

▷김태현 : 네.

▶홍현익 : 나토보다도 더 강하다고 해서 저한테 첫 번째 머릿속에 딱 떠오른 것은 나토에서는 5개 나라, 6개 기지에 150개의 핵이 배치되어 있거든요. 그거 우리나라에 배치한다는 얘기인데 적어도 더 배치를 해야 강할 것 아니에요. 더 확실한 확장억제가 되는데, 그런데 배치할 것 같지 않은데? 그러면 도대체 뭘로 더 강화된다고 할까.

▷김태현 : 네.

▶홍현익 : 그런데 나중에 듣고 보니까 나토는 회원국이 한 20개 나라 이렇게 되니까 일 대 다자간에 협정을 하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일대일로 양자니까 의사소통이 더 잘될 것이다 뭐 이렇게 얘기를 하시는데, 그런데 핵이 배치되고 안 배치되는 건 너무나도 큰 차이이지요.

▷김태현 : 네.

▶홍현익 : 그래서 뉴클리어 셰어링이라는 게 결정은 나토나 우리나 다 미국 대통령이 하지만 거기는 5개 나라에 핵이 다 20개 이상씩, 20개, 30개, 50개 이렇게 배치되어 있어서 실제로 실감이 나지요. 그 나라에 핵이 떨어지면 바로 그 나라의 핵으로 또 반격하겠다 그런 것이 그 나라 국민들은 안심하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내용에 들어가 보면 미국 대통령이 결정하고.

▷김태현 : 네.

▶홍현익 : 그런데 핵무기를 관리하는 키도 두 나라가 공유한다라고 해요. 그다음에 미국 대통령이 사용하겠다라고 결정만 내리면 그거를 실제로 실행하는 것도 해당국 전투기, 전폭기와 조종사가 가서 하거든요. 그러니까 그 나라 국민들은 진짜로 우리가 미국의 핵을 갖다 잘 활용해서 우리가 같이 공유하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하는 거지요.

▷김태현 : 네.

▶홍현익 : 그런데 우리는 핵잠수함이 온다고 하더라도 과연 이 핵잠수함이라는 것은 은닉성을 생명으로 하거든요. 한국에 온다고 하더라도 과연 모습을 드러낼까 안 드러낼까 모르겠는데요. 뭐 부산에 온다 그래도 이게 언제 오는지, 얼마나 자주 오는지 이런 것도 알 수가 없고, 없을 때 우리가 핵 공격을 맞으면 어떡할 것인가 이런 생각도 들고요. 그러니까 우리 국민들이 공유를 실감할 것이다라고 김태효 차장이 얘기했는데요. 저는 실감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실감 좀 했으면 좋겠는데요.

▷김태현 : 이번에 워싱턴선언에 나와 있는 내용으로는 북핵 억제력이 부족하다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홍현익 : 상당히 부족하지요. 상당히 부족해서 제가 바라는 것은 한시적 조건부 재배치를 제가 5년 전에도 주장한 바가 있는데요.

▷김태현 : 한시적 조건부 전술핵 재배치요?

▶홍현익 : 네. 그건 뭐냐 하면 일단 북한이 핵을 가지고 개발이 다 완료됐으니까 우리도 핵을 배치하려고 한다. 그러나 북한이 협상에 나와서 성실하게 협상에 임하면 그동안은 배치 안 하겠다. 그래도 북한이 응하지 않으면 배치를 하지요. 하고 나서 북한이 또다시 배치를 했으니까 균형이 되잖아요. 균형이 됐는데도 또 협상에 안 나오고, 협상에 나와도 성의껏 안 하면 계속 배치하고. 그러나 협상에서 진전이 있어서 비핵화 쪽으로 가면 다시 철수하고. 그러면 좋잖아요. 그런데 그게 제 아이디어가 아니라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이 얘기했던 건데요. 저는 그게 옳다고 봅니다.

▷김태현 : 네.

▶홍현익 : 그런데 이번에 이렇게 보면 거기에 훨씬 못 미치는 워싱턴선언이라는 거지요.

▷김태현 : 그러면 홍 전 원장 보시기에는 워싱턴선언에 보면 우리나라 NPT 준수해야 된다 이 의무가 있잖아요. 그걸 가지고 보수진영 일부에서는 자체 핵무기 포기하는 것 아니야? 전술핵 재배치 완전 포기하는 것 아니야? 해서 일부 비판적인 일부 보수 인사들의 생각이 있던데 거기에 대해 동의하시는 건가요?

▶홍현익 : 조선일보 사설에서 우리가 스스로 핵 족쇄를 채웠다고 했지요.

▷김태현 : 네, 제가 조선일보 사설 말씀드리는 겁니다.

▶홍현익 : 네. 그래서 보수진영에서 사실 내심 반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제가 핵을 개발하자, 아니면 전술핵을 배치하자는 주장을 오늘 하는 게 아니고요. 그러나 북한이 핵을 개발해서 우리가 직접 위협해서 사용하겠다라고까지 하는데 우리는 완전 빈손이잖아요. 그러니까 저는 그런 핵 옵션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당한 자주권 차원에서, 안보 자주권이라는 말이지요. UN에서도 인정하는 자주권이에요. 그런 차원에서 그 권한은 갖고 있었어야 되는데, 이걸 선뜻 내줬으면 확실한 핵 보장을 받았어야 되는데 확실하지 않다는 것을 비판하는 거지요.

▷김태현 : 박 교수님, 하실 말씀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박원곤 : 저는 전술핵 배치나 한국의 독자적인 핵무장, 특히 한국의 독자적인 핵무장이라는 것은 미국의 동의가 없는 것인데요. 둘 다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태현 : 비현실적이다.

▶박원곤 : 왜냐하면 전술핵을 갖고 오는 것은, 그러니까 남한에 둔다라는 것은 오히려 북한에 타깃이 될 수 있고요. 전술핵을 들여오는 순간에 한국과 미국, 지금 국제사회가 추진하는 북한의 비핵화, 대화와 협상. 이번에도 공동성명에도 나오고 워싱턴선언에도 나오는데 결국 대화로 해결해야 된다라는 것이 이제는 물 건너가게 되는 것이지요. 어떻게 보면 북한한테 핵 보유의 정당성, 명분을 주는 것이고요.

▷김태현 : 네.

▶박원곤 : 군사적으로도 미국이 이미 핵을 어떤 특정지역에 배치를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공격의 목표가 되니까 안 보이는 곳에서 불시에 쓸 수 있게 군사전략이 바뀐 지 꽤 오래됐다라는 것이고요. 독자적인 핵무장에 대해서는 더 어려운 것이지요. 왜냐하면 미국이 거기에 대해서 동의를 한다라는 것은, 그렇다라면 한국 같은 비핵국가에 확장억제를 제공해 주는 모든 국가들이 많은데 그 국가들에게 다 핵확산이 될 수 있는 것이고요. 그거는 1968년에 5개국만 핵을 보유하게 된 그 국제체제가 무너지는 거고요.

▷김태현 : 네.

▶박원곤 : 그러면 그 결과로 UN에서 제재결의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요. 한국같이 개방된 시장경제를 갖고 있는, 우리는 북한이 아니지 않습니까. 불가능한 것이고요.

▷김태현 : 네.

▶박원곤 : 그래서 이번에 오히려 워싱턴선언과 하버드대에서 윤 대통령이 다시 한번 명확하게 확인했지요. 한국은 핵무장 안 한다. 이쯤에서 이 논란은 정리, 특히 정부 차원에서는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것을 계속 주장하면 미국한테 어떤 메시지가 되냐 하면 이번에 확장억제에 대해서 미국이 나름대로 최대한의 그렇게 성의를 보였고, 그 방향으로 가겠다, 협의체를 만들어서, 협의그룹을 만들어서 제도적인 긴밀성을 높이겠다라고 한국한테 얘기를 해 준 건데요. 우리 한국은 니네 못 믿어 그런 메시지가 되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1차적으로 확장억제 강화 여러 가지 방침들이, 더군다나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얘기를 했으니까 이 협의그룹이 어떻게 되는지부터 되고 여기에 힘을 실어주는 게 저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김태현 : 그러면 이거 여쭐게요. 일단 핵무기는 우리나라 자체 개발 안 하고 들여오지 않는 걸로 전제로 하고요. 그러면 지금 워싱턴선언에 나온 강화된 확장억제라 그래야 되나요? 여기에 따르면 핵잠수함 상시 배치, 자주 온다. 그다음에 NCG 만들어서 핵 정보부터 공유하고 구체적인 실행계획 세우고 구체적인 계획같이 세운다. 이 정도만 가지고도 북핵 억제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 아니면 조금 더 부족하다.

▶박원곤 : 효과 측면에서는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 효과라는 것은 어떻게 판단하면 되냐 하면요. 이것을 대상으로 하는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서 확인이 될 수 있거든요. 매우 이례적으로 정상회담 끝나자마자, 그러니까 한미의 모든 일정이 끝나기도 전에 김여정이면 북한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이지요.

▷김태현 : 그렇지요.

▶박원곤 : 물론 담화문은 아니고 입장 발표라고 나오기는 했습니다마는 강력하게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이것은 적대시 정책의 산물이다. 워싱턴선언과 말씀한 핵 협의그룹이지요. 그러고 나서 조선중앙통신 오늘까지도 계속 연속해서 거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데요. 핵심은 확장억제력을 강화하는 조치다라고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북한 스스로가요. 그렇다면 확장억제의 대상이 북한이 그렇게 평가를 했다면 이것은 실효성이 있다라고 보는 게 맞고요.

▷김태현 : 네.

▶박원곤 : 핵심은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자신의 입으로 확장억제를 강화하겠다는 방향성을 얘기를 해 준 거고, 이게 처음으로 확장억제를 제공하는 대상 국가와 문서화를 한 것도 처음입니다.

▷김태현 : 네.

▶박원곤 : 그리고 아시다시피 북한이 굉장히 반발하는 게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 북한이 핵을 사용하면 정권의 종말이다라는 얘기를. 이번에 처음 나온 것은 아니고 미국의 공식적인 입장입니다. 미국 문서에 나온 것을 다시 한번 되풀이한 것이거든요. 그렇다면 이 정도면 일단 한국이 미국이 말하는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성 제도화를 높이는 수준을 우리가 믿고 같이 한번 논의해 봐야 되는. 여기에서 가장 큰 건 어쨌든 핵의 최종 사용결정권은 미국 대통령에게 있다는 것이지 그 버튼을 우리가 갖고 올 수는 없습니다.

▷김태현 : 이 얘기를 어떻게 보시나요?

▶홍현익 : 저는 상당히 얘기할 게 많이 밀렸는데요. 첫 번째로 대한민국이 핵을 개발할 능력이 충분히 있고, 대통령께서는 1년이면 가능하다 이렇게 얘기하셨잖아요.

▷김태현 : 기술적으로는.

▶홍현익 : 네, 기술적으로는 1년이면 가능한데요. 두 번째는 미국이 지키고자 하는 NPT라고 하는 조약에도 가상적국, 그러니까 한국을 위협하는 가상적국이 핵을 개발해서 핵으로 위협하고 있을 때는 자위권 차원에서 NPT를 탈퇴할 권리가 있어요. 그리고 그것은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탈퇴가 되거든요. 그런데 파키스탄이 핵을 개발했을 때 인도가 바로 핵실험을 며칠 뒤에 하듯이 우리도 그런 권한이 있는 건데요. 권한을 왜 그렇게 쉽게 포기하냐는 거예요.

▷김태현 : 네.

▶홍현익 : 그 권한을 포기할 상응할 만한 보장을 받아야 되는데, 1페이지 반 정도 되는데 읽어보시면 전부 모든 게 미국의 선의에 의존하고 있어요. 미국이 선의를 보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빈 껍데기인 거예요. 모든 게 미국에 의존하고요.

▷김태현 : 네.

▶홍현익 : 첫 마디가 뭐로 시작하냐 하면 한국은 미국의 확장억제를 완전히 신뢰하며, 한국의 미국 핵 억제에 대한 지속적 의존의 중요성, 필요성 이 점을 인식한다. 저는 한국하고 미국하고 전쟁해서 우리가 점령을 당했나? 이런 생각을 했었던, 완전 항복문서처럼 들어갔다고 저는 처음에 느꼈어요.

▷김태현 : 항복문서요.

▶홍현익 : 두 번째는 어느 언론에서도 거론하고 있지 않은데요. 한미 원자력협정의 준수를 재확인했어요. 이게 뭐 원자력협정 지켜야지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게 우리나라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서 지금 엄청난 국내 문제가 되어 있는 핵폐기물을 재처리를 하면 재활용하고 오히려 선용해서 원료로 쓸 수 있는데요. 이거 다 수입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폐기물관리 때문에 엄청나게 고민하고 있어요. 미국이 여기 동의를 안 해 주고 있어요. 한미 원자력협정을 개정하면 이 문제를 말끔히 해결할 수 있는데 이게 안 되는 거고요. 우리가 원자력 수출의 강국이잖아요. 농축을 해야 되는데 20%밖에 못 해요.

▷김태현 : 네.

▶홍현익 : 이 원자력협정을 미국이 딱 잡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이거를 왜 여기에다가 준수한다고 재확인한다 해서 포기했냐는 거지요. 그러니까 우리가 포기한 것이 엄청난 가치와 경제적, 안보적 실익을 포기했는데 미국이 우리한테 주는 것은 핵잠수함 정례적 가시성을 증진한다. 정례적이라는 것은 10년에 한 번 온다 그래서, 금년 가을에 한 번 오면 10년 뒤에 오는 것도 정례적인 거예요. 구체성이 전혀 없어요. 미국이 어떻게 할 건지를 두고봐야 되고요.

▷김태현 : 네.

▶홍현익 : 그다음에 한미 간에 차관보급도 안보협의체도 이미 있었고요. 차관급 협의체도 2+2 있었고요. 지금 이름만 바꾼 거예요. 그래서 향후에 이게 잘돼서 상설 사무국도 만들고 진짜로 우리가 공유하는 것처럼 느낄 정도로 미국이 성의를 보여주면 모르겠지만 안 그럴 경우에는 아무것도 아닌 거예요. 그래서 제가 생각할 때는 이게 향후에 우리는 미국이 어떤 요구를 해도 거절할 수 없는 나라가 돼버린 거예요. 왜냐하면 우리의 핵 안보라고 하는 생명 자체를 미국의 선의에 맡기기 때문에 미국이 다른 경제적인 요구, 이번처럼 삼성과 하이닉스한테 마이크론을 중국이 저지하면 당신들 그거 메워주지 마라. 이런 어처구니없는 요구를 하는 것도 들어주지 않을 수 없는 이런 상황에 몰리는 게 안보에서 너무나 큰 양보를 해서요. 우리가 지금 자주권을 잃어버린 거예요. 미국에 대해서는 우리가 자주권을 다 버려도 되나요?

▷김태현 : 홍 전 원장은 기본적으로 한시적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하시니까. 그런데 만약에 현실적으로 전술핵 재배치나 독자적 핵무장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적인 한계를 전제로 깔고 말씀드리면요. 그래도 여기서 뭘 더 얻어왔어야 된다고 보시는 거예요?

▶홍현익 : 그러니까 상설 사무국도 설치하고, 그다음에 상시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제가 볼 때는 전술핵을 갖다 놓는 것은 못 한다니까 그렇다면 1년에 다섯 차례 매달 한 번씩 핵잠수함이 온다든지.

▷김태현 : 숫자로 그냥 명시해야 된다?

▶홍현익 : 아니, 미국은 아무것도 행동에 구속되는 게 없어요. 우리는 구체적인 안보에 최고로 중요한 가치인 핵 개발 안 한다, 전술핵 재배치 원하지 않는다, 원자력협정 지킨다라고 아주 미국의 안보 우려는 깨끗하게 구체적으로 해소해 준 반면, 우리가 얻어온 것은 향후에 미국이 하는 데에 따라서 감사합니다, 이번에도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 조항을 추상으로 얻었을 뿐이라는 거지요.

▷김태현 : 홍 전 원장 얘기는 핵 포기 이것을 레버리지로 썼으면 더 많이 얻어와야 되는데 더 많이 얻어오지 못했다 이런 취지인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박원곤 : 핵 협의그룹이라는 것, 핵에 대해서 확장억제를 논의하는 그룹이 있었던 게 맞습니다. 지금도 있고요. EDSCG(확장억제전략협의체)라고 우리 이 프로에 자주 나오는 신범철 차관을 해서 2+2가 있지요.

▷김태현 : 네.

▶박원곤 : 또 DSC라고 차관보 정책실장이 주관하는 그룹이 있는데요. 그거와 이번에 구성된 핵 협의그룹의 차이는 매우 크다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굉장히 민감한 문제이고, 군사적인 들어가서 공개를 못 하는 정보에 안타까움이 있다라고 생각이 되는데, 저는 직간접적으로 같이 해서 얘기를 듣고는 있는데요. 분명히 이전의 문재인 정부보다 윤석열 정부 시작해서 미국의 기본적인 태도가 많이 바뀌었고요.

▷김태현 : 네.

▶박원곤 : 확장억제의 기본은 제가 거듭 말씀드립니다마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라는 거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핵 협의그룹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이 아주 명확하게 잘 정의를 했습니다.

▷김태현 : 네.

▶박원곤 : 기자회견에서 이런 얘기를 했는데요. 그것을 풀어서 쓰면 한미가 정보공유의 수준을 대폭 향상한다는 겁니다. 이전에 있었던 확장억제 협의체는 미국이 한국한테 굉장히 일방적으로 제한된 정보만 줬어요. 그런데 그렇지 않고 이제는 이런 것이지요, 북한이 핵을 쏘면 미국이 굉장히 다양한 핵에 대한 대응조치가 있는데 그것을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그 시나리오를 공유하겠다라는 것, 그 시나리오 자체를 처음 만드는 것도 같이 하겠다라는 게 거기에 포함되어 있고요.

▷김태현 : 네.

▶박원곤 : 두 번째는 윤 대통령이 얘기한 것인데요. 한미가 북한 대응을 공동 기획하고 실행하기 위해서 한국, 미국 단독작전이 아닌 한국이 참여하는 공동작전을 하겠다. 이 얘기가 나오니까 일부에서는 이거 한국이 대만해협에 들어간다고, 그런 내용 전혀 아니고요. 이거는 한반도 유사시에 북한이 핵을 쓰면 당연히 한국이 우리 재래식 전력으로 공동작전을 한다. 그러면 그 와중에 미국이 어떤 식의 핵을 쓰는지 우리가 확인이 되는 거고요. 마지막으로는 이것이 정례적으로 1년에 4번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양국 정상까지 보고된다라고 제도화를 했지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여기서 토론 안 끝납니다. 광고 듣고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중간 광고)

▷김태현 : 황선홍 님께서 "이런 패널 구성 좋아요, 역시 균형 잡힌 시사." 하셨는데요. 너무 재미있습니다. 두 분이 생각이 조금 다른데 케미가 아주 잘 맞으셔서요. 진행하는 저도 너무너무 행복하고 재미있습니다. 김태현의 정치쇼 2부에 이어서 3부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 안보에 관한 이슈들 여러 가지 짚어보고 있는데요.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 박원곤 이화여대 대학원 교수와 흥미진진한 토론을 이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두에 박원곤 교수가 언급하셨듯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해서 이번에 한미동맹이 강화되고 업그레이드됐다 이런 얘기 하셨잖아요. 이게 우리 반도국의 숙명인지는 몰라도 미국과 가까워지면 중국, 러시아와 조금 멀어지는 경향들이 있잖아요. 이번에 이런 평가들도 있더라고요. 전략적 모호성,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취해왔는데요. 그걸 버리고 미국과 아주 밀착이 됐다. 그러면 중국은 앞으로 어떻게 하냐, 러시아와의 관계는 어떡하냐 이런 일각의 비판이 있던데요. 거기에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박원곤 : 한국 입장에서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지요.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게 이런 것이지 않습니까? 미국과 중국 사이에 양측 다 우리가 전혀 손해 보지 않겠다. 그런데 문제는 전략적 모호성의 시기는 지나갔다라는 겁니다. 이전 정부 얘기 꺼내기 조금 그렇기는 한데요. 어쨌든 문재인 정부 때도 이미 2018년 하반기부터 미중 간의 전략적 경쟁이 시작되면서 우리로부터 선택을 강요받았지요. 그런데 그 선택을 미뤄놨다라는 겁니다.

▷김태현 : 네.

▶박원곤 : 그렇다면 이건 미국도 중국도 양측에 다 의구심의 눈초리를 우리한테 보낼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이런 상황은 앞으로도 30년, 100년 지속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한국의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원칙에 따라 대외정책을 이끌어가는 것, 대중정책 포함해서요. 얼마 전에 윤석열 정부 들어서서 자유‧평화‧번영의 인도-태평양전략이라는 것이 나왔는데요. 거기에서 핵심은 이런 겁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미국, 특히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라는 건 1945년 이후에 미국이 만들어 놓은 세계질서인데요. 그 원칙에 한국이 조금 더 직접적으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 그렇지만 중국을 특별히 견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포용의 원칙을 밝히면서 특정 국가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김태현 : 네.

▶박원곤 : 제가 이해하는 윤석열 정부의 대중 정책이라는 것은 어쨌든 이전보다는 상호존중의 원칙을 갖고, 또 규범에 기초한 것에 맞춰가더라도 중국을 완전히 배척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이고요.

▷김태현 : 네.

▶박원곤 : 이번에 정상회담에서 나온 얘기들을 보면 사실은 이전보다는 조금 더 조절된 표현이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로이터통신에서 힘을 통한 현상변경을 대만을 특정해서 했더니 중국에서 굉장히 반발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그런 얘기가 대만을 특정해서 나오지 않았고, 작년 11월에 프놈펜에서 있었던 한미일 선언, 그전에 작년 5월 20일에 한미 정상회담에서 약간 정도 더 나간 수준. 저는 당분간 중국이 반발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중요한 것은 한국이 원칙적인 입장을 갖고 꾸준히 일관되게 가면 이거는 일종에 관계를 조정하는 초기비용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이후부터는 중국도 예상하는 것이지요. 한국은 저런 입장을 취한다. 그것을 조정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태현 : 홍 전 원장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홍현익 : 큰 그림부터 말씀드리면 미국이 우리의 유일한 동맹국이고, 저도 한미동맹이 매우 중요하고 가장 중요한 우리의 우방이다 이렇게 생각해서 그 관계가 강화되는 것은 좋은데요. 미국이 모든 선한 행위를 다 갖고 있다라고 생각한다면 전혀 오산이라는 것이지요.

▷김태현 : 네.

▶홍현익 : 과거에는 미국이 자유와 민주, 평화, 그리고 우리 안보동맹, 거기에다가 경제적으로도 자유무역질서를 옹호했어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미국이 보호무역을 해요. 우리 대한민국 경제는 뭐 해야 좋지요? 자유무역해야 좋잖아요. 그런데 오히려 중국은 지금 자유무역을 원해요. 그러니까 우리의 이해관계가 안보에서는 미국하고 일치하지만 경제에서는 오히려 미국 때문에 지금 IRA법, 반도체법, 또 지금 마이크론 가지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경쟁사가 중국으로부터 피해를 입으면 보전해 주지 마라. 그걸 요구하는 게 미국이에요. 염치가 없지요.

▷김태현 : 네.

▶홍현익 : 그런 상황에서 우리는 미국에 올인할 경우에 중국과의 경제 관계도 다 희생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김태현 : 네.

▶홍현익 : 그런데 이번에 경우에 보면, 그러니까 미국이라고 하는 존재가 우리한테는 매우 중요한 나라이고 우방국이고 유일한 동맹국이고 관계가 좋아져야 되지만 무조건 미국이 하라는 대로 하면 우리는 거지가 된단 말이지요. 그러니까 우리가 경제적인 국익을 챙기려면 미국과의 관계를 적절한 수준으로 강화하면서, 그래서 한중 간의 적어도 경제 관계는 해치지 말아야 되는데요.

▷김태현 : 네.

▶홍현익 :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중국이 경제만 중요한 게 아니라 안보에 있어서도 매우 매우 중요한 나라라는 거예요. 우리가 잊고 있는데요. 한반도 평화 체제를 수립한다든지 북핵 문제를 해결한다든지, 북한에 급변사태가 났을 때 원활히 수습한다든지 평화통일로 가는 것. 미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안보 가치 네 가지가 중국의 협력 없이는 아무것도 안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중국은 안보에 있어서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나라처럼 이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우리가 미래에 있어서 평화통일로 가고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반드시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김태현 : 네.

▶홍현익 : 그런데 이번에 한미 정상회담을 보면 한미 간의 관계는 상당히 강화되고 좋지만, 그쪽만 보면 좋지요. 그런데 가시기 전부터 인터뷰에서 뭐라고 얘기하셨냐 하면, 작년에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대만 해협에서의 안전과 평화가 중요하다라고만 얘기했어요. 그런데 가시기 전에 인터뷰에서 뭐라고 얘기하셨냐 하면 대만과 중국과의 관계는 남북 관계와 유사해서 국제문제다. 이거는 남북한은 UN에 동시 가입해서 국제사회에서는 각각 독립국이라고 보고 있는데, 중국과 대만은 지금 대표급 문제로 한 나라로서 본토 중국이 대표권을 갖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통일의 대상이란 말이에요. 그런데 이게 국제문제라면 우리가 개입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하신 거에요.

▷김태현 : 네.

▶홍현익 : 거기다가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절대 반대'한다 그러셨어요. 형용사에 주의해야 합니다. 앞으로도 대통령께서 형용사 같은 것을 가능한 한 안 쓰셨으면. 그냥 반대한다고만 해도 되는데 '절대 반대'라고 그랬어요. 제가 너무나 그게 딱 눈에 들어와서 기억이 나는데요. 이번에 정상성명에서도 대만해협에 있어서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이라 안 하고 다행히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무슨 인공섬 건설 이런 것. 그런데 그거는 누가 봐도 중국이 한 행위잖아요. 그러니까 중국을 겨냥해서 인도-태평양상에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했어요. 강력히가 또 들어왔어요. 그러니까 이거는 작년의 정상회담 성명하고 상당히 달라진 거거든요.

▷김태현 : 네.

▶홍현익 : 그러니까 제 말씀은 중국은 우리하고 잘 지내보려 그래요. 러시아도 우리랑 잘 지내려 그래요. 그런데 왜 미국하고 가까워지면서 여기랑 거리가 점점 더 멀어지는 걸 자극까지 해가면서 멀어져야 되냐고요. 그러니까 최대한 노력을 해서 중국과 러시아하고도 우호 관계를 갖도록 해야 되는데 그 부분을 잠시잠시 잊으시는 것 같아요.

▷김태현 : 그 전략성 모호성을 계속 유지해야 된다 이런 취지이신 건가요?

▶홍현익 : 전략성 모호성이라는 표현을 할 필요가 없이 양쪽 다 잘 지내야 돼요. 그런데 이걸 편 가름을 하는 쪽이 누구냐 이거냐는 거예요. 그러면 냉철하게 제가 질문을 드릴게요. 미국하고 중국 간에 선택을 하라 하는 게 중국인가요, 미국인가요? 미국이 선택을 하라는 거잖아요.

▷김태현 : 네.

▶홍현익 : 그러니까 21세기에 세계의 평화와 안정과 공동번영이라는 이념을 볼 때 미국이 여기서 우월한 얘기를 하고 있지 않다는 얘기예요. 대한민국으로서는 서로서로 다 친하게 지내고 냉전을 완화하고 그렇게 가자 그러는데 미국은 선택을 하라 그러잖아요. 중국은 선택하라고는 안 그래요. 중국은 한미동맹이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얘기를 할지언정 폐기해라, 한미동맹 파기하라고는 얘기 안 합니다. 그러니까 현상을 너무나도 강화해서 현상을 변경하는 게 미국이고요. 중국은 그냥 이 정도면 괜찮다 정도인데, 여기서 너무나 우리가 미국 쪽으로 다가가는데요.

▷김태현 : 네.

▶홍현익 : 그러면 다시 하나 또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신냉전이 다시 도래하면 누구한테 이익입니까? 지금 북한은 자기한테 이익이라고 생각하고 미국도 이익이라고 생각해요. 중국이나 러시아는 신냉전을 바라지는 않아요. 그런데 우리가 신냉전이 좋습니까? 신냉전이 안 좋잖아요. 그렇다면 한미 정상회담에서 신냉전 구도가 완화되는 쪽으로 움직여야 되는데 우리가 강화되는 쪽으로 움직였잖아요. 그런 부분을 생각해야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를 빨리 시급히 챙겨야 되는데 또 기시다 총리가 오잖아요. 한미일 관계만 계속 강화되는 거예요. 너무 편향적이지 않냐 이런 말씀이지요.

▷김태현 : 우리 박 교수의 반론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우리 홍 전 원장의 얘기에 따르면 신냉전이 강화되고 있다.

▶홍현익 : 우리가 거기에 일조하고 있다는 거지요.

▷김태현 : 미국이 신냉전을 만들어 가고 있다.

▶박원곤 : 시간이 없습니다, 신냉전 할 시간이요. 저는 신냉전은 어차피 그것은 현재로서 신냉전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신냉전이 될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냉전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진영이 구축돼야 되고, 진영 간의 절연성, 서로 간에 전혀 교통과 왕래가 안 돼야 되는 거지요. 그 당시의 미‧소가 그렇게 했고요.

▷김태현 : 네.

▶박원곤 : 그런데 현재 상황에서는 이른바 경제의 탈공조화, 디커플링은 불가능합니다. 굉장히 제한된 부분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첫 번째이고요. 두 번째는 진영 구성에서도 북한, 중국, 러시아가 서로가 서로를 절대 못 믿습니다. 이것은 일종의 미국이라는 공동의 적이 있으니까 편의에 의한 결합되는 부분이 있고요.

▷김태현 : 네.

▶박원곤 : 아까 핵심은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제가 말씀드렸는데 거기에 분명히 미국이 잘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가 이런 것이지요. 자유무역, 열린 다자주의, 법치, 인권 그런 것들인데요. 거기에 특히 인플레이션 감축법이나 반도체법 같은 경우에는 분명히 자유무역과 시장경제에 어긋나는 것들입니다. 그러니까 저는 거기에 대해서는 당연히 문제제기를 해야 되는데요. 문제가 이것은 한미가 양자 차원에서 제기할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인해서 자유민주주의 국가, 요즘 많이 드는 Like Minded Country. 동료 국가이지요. 한국, 일본, 유럽의 핵심 국가들. 그 국가들와 같이 힘을 맞춰서 이것은 미국이 부분은 잘못 가고 있다, 이것은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저해하는 행위다라고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면서 이것을 끌어갈 필요가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신냉전 토론까지 하려면 오늘 하루 종일도 부족할 것 같아서요. 오늘 여기서 마무리해야 될 것 같고요. 왜인지 두 분 다시 모시고 신냉전 관련된 얘기를 한 번 더 해 볼 시간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오늘 토론은 여기에서 마무리하도록 할게요. 지금까지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 박원곤 이화여대 대학원 교수님입니다. 감사합니다.

▶양 패널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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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의 정치쇼 (시간 수정/오전 7시~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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