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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계약서엔 "이의 제기 않는다"…초기 동업자의 폭로

<앵커>

주가 조작 세력으로 지목된 사람들이 만든 투자계약서를 저희 취재진이 입수했습니다. 거기에는 투자의 성공과 실패에 대해서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는다고 적혀있습니다. 저희가 만난 초기 동업자들은 이들의 주가 조작 방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털어놨습니다.

이 내용 조윤하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주가 조작 총책으로 지목된 투자컨설팅업체 대표 라 모 씨.

라 씨는 지난 2016년 지인들과 함께 소규모 투자회사를 세웠습니다.

선물 옵션 주식 방송에 출연하고, 관련해 외부 강연도 다니면서 인지도를 높였습니다.

라 씨의 초기 투자금은 3천만 원 정도로 알려졌는데, 당시 직원들은 이때부터 주가 조작이 시작됐다고 말합니다.

[A 씨/라 모 씨 회사 전 직원 : 주식 작업 이런 거 할 거니까 그때까지 가는 발판을 만들자. 이런 식으로 시드를 모으자.

[B 씨/라 모 씨 회사 전 직원 : 단계, 단계별로 밟아나가는 걸로 알고 있었거든요.]

라 씨는 대상 종목들을 직접 찍었는데, 선광과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모두 그때부터 모두 작업 대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기업 순자산에 비해 주가가 몇 배인지를 기준으로 삼고, 시가총액이 그리 크지 않고 대주주 물량이 많은 종목을 노렸다고 합니다.

[A 씨/라 모 씨 회사 전 직원 : 저평가된 주식이기도 하고, 시가총액도 작으니까 움직이기 쉽고.]

[B 씨/라 모 씨 회사 전 직원 : 언제든지 털 수 있는 종목, 그런 식으로 선정을 했던 것 같아요.]

투자자들에게는 "저평가된 주식을 제대로 평가받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A 씨/라 모 씨 회사 전 직원 : 제 이름으로 큰돈을 사고팔고 하면 금감원에서 문제가 될 거 아니에요. 차명 계좌로 조금씩 매집하고 슈팅 계좌로 (가격) 띄우고.]

[B 씨/라 모 씨 회사 전 직원 :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차피 갈 주식인데 그냥 뭐 하는 느낌으로 하는 거다'라고….]

SBS가 입수한 이들의 투자계약서입니다.

투자의 성공, 실패에 대해서는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는다고 돼 있고, 수익이 생기면 라 대표 3, 투자자 7의 비율로 나눈다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적혀 있습니다.

7대 3 또는 5대 5, 투자자마다 배분 비율은 달랐습니다.

계약을 파기할 경우 수익금 30%는 투자자가, 나머지 70%는 라 대표가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직원들은 투자자 한 명을 데려올 때마다 수수료 명목으로 수익금의 30%를 받았고, 몇몇 직원은 스톡옵션도 제안받았다고 말합니다.

[A 씨/라 모 씨 회사 전 직원 : (라 씨가) 어떻게든 돈을 끌어와라. 돈을 끌어오라고 압박을 줬었죠. '3천만 원 갖고 오면, 너네 스톡옵션 1% 줄게' 이런 식으로. 수익금의 30%.]

라 씨는 주가를 일정 수준 끌어올린 뒤 이후 계획까지 마련했다고 말합니다.

해당 종목 주가가 계속 올라서 일정 금액에 다다르면 대주주가 파는 경우까지 가정해 아예 인수하는 전략까지 세웠다는 것입니다.

[B 씨/라 모 씨 회사 전 직원 : 그런 질문을 한 적이 있는데 '이거 이렇게 올라가면 대주주가 팔면 어떡하냐?' (라 씨는) 대주주 지분을 사서 이 회사를 운영한다는 것까지 계획이 있었어요.]

점점 규모를 키운 라 씨는 사무실을 강남으로 옮겨 주가 조작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윤형, 영상편집 : 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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