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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배워둔 걸 이렇게 쓸 줄은…" 80대 생명 구한 기사

<앵커>

버스를 타고 가던 한 80대가 갑자기 의식을 잃었습니다. 그것을 본 버스 운전기사가 차를 세운 뒤에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서 승객의 목숨을 구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CJB 이태현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지난달 19일 오전, 청주 상당공원 버스정류장에서 80대 승객이 시내버스에 오릅니다.

당뇨와 뇌혈관 질환을 앓았던 이 승객은 버스가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버스기사 나홍식 씨는 버스를 세우고 창문을 열어주며 계속 승객의 몸 상태를 살핍니다.

하지만 잠시 뒤 승객은 머리가 뒤로 젖혀지며 의식을 잃습니다.

나 씨가 차를 세우고 달려가 봤지만 이미 승객은 호흡을 멈춘 상태였습니다.

나 씨는 곧바로 119에 신고한 뒤 승객을 눕혀 직접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습니다.

주변의 승객들도 누가 뭐라 할 것 없이 하나같이 도왔습니다.

[나홍식/버스기사 : (승객분의 고개가 뒤로) 넘어가시더라고요. 당시에 바로 와서 확인하고 전화로 바로 119에 '호흡이 없고 의식이 없는 상태다'라고….]

5분여가 흐른 뒤 승객의 호흡은 돌아왔고, 승객이 의식을 다시 잃지는 않을까 나 씨는 구급대원들이 도착할 때까지 계속해서 말을 걸며 승객의 손을 잡고 있었습니다.

[나홍식/버스기사 : '어르신, 어르신' 하니까 눈을 희미하게 뜨시더라고요. 그래서 손을 대고 어르신 손 좀 잡아보시라고 하니까 손을 잡으시더라고요.]

분기별 한 번씩 의무적으로 받아야 할 산업안전보건교육에서 배운 심폐소생술이 이렇게 쓰일 줄은 나 씨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나홍식/버스기사 : 이거(심폐소생술)를 내가 평생 한 번이라도 써보겠냐는 생각은 솔직히 좀 가졌습니다. 근데 이번에 닥치고 나니까 내 몸으로 익혀서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버스기사와 승객들의 발 빠른 대처로 80대 승객은 의식을 되찾고 무사히 병원으로 옮겨질 수 있었습니다.

(영상취재 : 김유찬 C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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