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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쓰레기 고시원에' 8살 아이 혼자서 4개월…도대체 무슨 일이?

고시원
2023년 3월 20일, 서울 구로구의 한 고시원 방 안에서 담배꽁초와 상한 빵 같은 쓰레기 사이에 있던 8살 아동이 긴급 구조됐습니다. 아이는 중국 국적이었습니다. 방 안은 오래된 음식물로 악취가 심했고, 벽에는 아이가 혼자 시간을 보내며 그린 그림이 남아있었습니다.
 

무슨 상황인데? - 학교에 있어야 할 아이가 고시원에

올해로 8살인 A 군은 고시원에서 살았습니다. 침대 위에는 곰팡이 핀 음료와 쓰레기 등이 아이와 함께 있었고, 방 안에는 악취가 가득했습니다. 가정통신문 앞에는 딱딱하게 굳은 도시락 밥이 놓여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일을 나가 며칠에 한 번씩 돌아왔고, 어머니는 가끔 방문해 A 군을 보고 돌아갔습니다. 아이는 하루 한 끼, 배달 앱으로 시켜주는 음식을 받아먹었습니다.

"아이 눈에 초점이 없어, 큰일 나겠다 싶었어."

결국 고시원 주인과 어린이집 원장이 경찰에 신고해 아이는 방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복수의 목격자에 따르면 A 군은 4개월 동안 대부분 혼자 있었습니다. 취재진이 구조 직전 이틀 치 CCTV를 살펴 보니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고, 나간 흔적도 없었습니다.
 

좀 더 설명하면 - 외국인 등록도 하고 어린이집도 다녔는데

4년 전만 해도 A 군은 부모와 살았고 어린이집도 다녔습니다. 원장은 A 군을 한글을 금방 배운 '명석하고 밝은 아이'로 기억했습니다. 하지만 2021년 부부가 별거를 시작하며 A 군 양육에 공백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A 군은 아버지를 따라 고시원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지난해 여름부턴 어린이집도 가지 않았습니다. 어린이집 원장이 A군의 아버지에게 "돈을 안 내도 좋으니 보내만 달라" 요청도 했습니다.

어머니를 따라 한국에 들어온 A 군은 과거 이주 외국인 아동이 부여받는 ID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체류 연장 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지난해부터 '미등록 아동' 신분이 됐습니다.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있지만 없는 아동'이 된 겁니다. A 군의 고시원 생활이 세상에 알려질 기회는 더 줄었습니다.
 

한 걸음 더 - 복지부도, 지자체도 알 수 없었다

A 군의 상황이 알려지지 않고 이런 생활이 1년 넘게 지속된 이유가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아동학대 방지를 위해 '위기아동 발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 국적 아동은 한국 아동과 달리 이 지표로 발굴되기 쉽지 않습니다. '영유아 미건강검진', '정기예방 미접종'를 포함한 발굴지표 44개는 건강보험 납부 자료 등 자국민 정보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A 군은 부모의 실책으로 지난여름부터 '미등록 아동'이 됐습니다. 미등록 아동은 통계 밖에 있어 '유령 아동'으로 불립니다. 누군가 신고를 하지 않는 이상, 학대 등을 당하고 있더라도 지자체에서 알 방법이 없습니다.
 

두 걸음 더 - '미등록 아동'은 실태 파악도 어려워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2023년 3월 기준 A 군과 같은 미등록 아동은 4,130명입니다. 하지만 이는 외국에서 이주해 온 뒤 체류 자격을 획득하지 못한 아동이나 합법 체류 중인 외국인 가정의 아동 중 체류 자격을 얻지 못한 아동들을 집계한 수치라 제외된 아동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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