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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학생 불법 환전에…"계좌 막혔다" 집주인 불똥

<앵커>

대학가에서 중국 유학생에게 월세를 놓고 보증금을 송금받았는데, 갑자기 모든 계좌가 정지됐다는 집주인 제보가 왔습니다. 이 황당한 일은 중국 유학생들 사이에서 성행하는 불법 환전에서 비롯됐습니다.

박세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달 초 중국인 유학생에게 대학가 투룸을 월세로 놓으며 보증금 1천만 원을 송금받은 A 씨.

일주일 뒤 모바일 뱅킹에 접속했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갑자기 계좌가 정지되면서 출금 가능 금액이 0원이 돼 버린 겁니다.

세를 든 유학생이 중국 메신저 앱인 '위챗'을 통해 불법 환전을 한 뒤 환전 업자가 집주인 계좌로 보증금을 입금했는데, 보증금에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금이 섞여 들어온 겁니다.

금융당국이 일단 거래를 동결시키면서 A 씨는 당장 이번 달 카드 대금도 빌려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피해 집주인 : 은행 가서 얘기를 하면 당연히 (해결)되겠구나 했는데 2주가량 걸린다고 하니까 너무 당황스러워서.]

중국 유학생들에게 위챗을 통한 사설 환전은 익숙한 풍경입니다.

실제로 한 유학생이 2만 위안을 환전하고 싶다고 메시지를 남기자 곧바로 계좌번호를 알려주고, 위안화를 보내자 국내 계좌로 한화 392만 원을 보내줍니다.

[중국인 유학생 : 사실 그냥 더 편리해요. 은행 안 가도 돼요. 수수료도 없어요.]

하지만 피해를 보는 건 학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위챗을 통해 500만 원을 환전했던 중국인 유학생은 석 달이나 지나서 계좌가 정지되는 낭패를 겪었습니다.

[강태경/변호사 : 중국 유학생들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중국의 불법 외환거래의 수가 굉장히 폭증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관련 신고된 사건이) 무혐의로 종결되기 전까지는 (계좌) 지급 정지를 유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등록되지 않은 개인업자를 통한 불법 환전의 상당수는 범죄 자금 세탁 목적이 많은 만큼 이용하지 않는 게 안전합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김승태·윤형, 영상편집 : 황지영, CG : 최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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