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리콘밸리은행(SVB) 로고
금리 인상 등으로 세계 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지난 1분기 전 세계 회사채 시장의 채무불이행 규모가 코로나19 확산 당시인 2020년 4분기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1분기 평가대상 기업 가운데 33곳이 채무불이행 상태로, 2020년 4분기의 47곳 이후 가장 많았다고 발표했습니다.
월별로는 지난달 15곳이 채무를 이행하지 못해 2020년 12월 이후 최다를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는 미국 은행권 불안 당시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과 모회사 SVB 파이낸셜, 시그니처은행도 포함됐습니다.
무디스는 그러나 "금융권의 채무불이행을 주목할 만하지만, 지난달 대다수 사례는 여전히 비금융권에서 발생했다"며 채무불이행 규모가 가장 컸던 기업은 미국 스포츠 중계업체 '다이아몬드 스포츠 그룹'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에너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세계 경제성장 전망 하향 등에 더해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는 것도 기업들에는 악재가 되고 있습니다.
투자 등급 기업들의 회사채를 추종하는 아이셰어즈의 상장지수펀드의 경우 지난해 20% 하락한 뒤 3% 반등하는 데 그쳤습니다.
무디스는 그러면서 지난달 2.9%였던 세계 투기 등급 회사채의 채무불이행 비율이 올해 연말엔 4.6%, 내년 1분기에는 4.9%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장기 평균치인 4.1%를 웃도는 것으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 글로벌도 연말까지 미국 회사채 시장의 채무불이행 비율이 4%를 기록해, 지난해 말 1.7%보다 올라갈 것으로 지난달 전망했습니다.
대표적 취약 분야로는 상업용 부동산이 지목됐는데, 공실 증가 등으로 미국 사무용 건물의 평가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부동산 개발사들이 빚을 갚지 못하고 그 여파로 대출 은행들이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고 CNN은 진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