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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자기야" 치근대서 "스토커" 폭로했더니 고소…법원 판단은

법원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위…명예훼손 아니다"

[Pick] "자기야" 치근대서 "스토커" 폭로했더니 고소…법원 판단은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분명한 거부 의사에도 계속해서 호감을 표현한 동호회 회장을 단체대화방에서 "스토커"라고 표현한 여성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춘천지법 형사3단독 이은상 판사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오늘(17일) 밝혔습니다.

봉사회 임원이었던 A 씨는 2021년 6월 봉사회 회원들이 참여한 단체대화방에서 회장 B 씨를 향해 "스토커 혐의로 회장직 물러서야 한다", "혼자인 여성들에게 추악한 행동을 한다" 등의 폭로글을 올렸다가 회장 B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고소당했습니다.

A 씨는 이 일로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받게 되자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A 씨 측은 "게시글에 B 씨의 명예를 훼손할 만한 부분이 있더라도 이는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B 씨를 비방할 목적이 없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춘천지법·서울고법 춘천재판부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조사 결과 B 씨는 A 씨의 거부 의사를 무시한 채 A 씨가 운영하는 가게에 수시로 찾아오고, A 씨에게 "저녁 같이 먹을까", "이따 영화 보러 가자. 자기하고 같이 보고 싶어"라는 등 메시지를 보낸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이에 A 씨는 "자기라고 하지 말고 혼자 봐라. 자기라고 한 번만 더 하면 인연 끊는다"며 불쾌감과 함께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B 씨는 '사랑합니다', '좋은 날 되세요', '행복하세요', '좋은 아침' 등 글귀와 함께 배경 사진이나 그림이 포함된 메시지를 A 씨에게 여러 차례 일방적으로 전송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단체대화방에 글을 쓴 목적에는 자신에게 정신적 피해를 준 B 씨를 비난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다른 회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거나 피해자가 회장직을 수행하는 데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내용 측면에서도 타당성을 잃은 정도의 공격적 표현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B 씨가 회장으로서 회원들에게 가장 강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기에 A 씨로서는 회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거나 회장 적격성을 문제 삼을 만한 동기가 있다고도 봤습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행위의 주요한 동기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A 씨에게 B 씨를 비방할 목적이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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