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천 일대 대규모 전세 사기 범죄의 피해자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피해자 단체는 정부 대책이 역부족이라고 성토했습니다.
안희재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 미추홀구의 한 빌라, 밀린 수도 요금을 독촉하는 고지서가 쌓였고 문에는 법원이 보낸 등기 우편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26살 A 씨가 숨진 채 발견된 건 그제(14일) 저녁 8시쯤.
유서는 없었지만 A 씨 주변에서는 전세 사기를 당한 게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A 씨는 126억 원대 전세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른바 '건축왕' 남 모 씨 사건 피해자 중 한 명입니다.
전세 보증금 수천만 원을 떼인 뒤 피해자 모임에서도 활동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최은선/미추홀구 전세 사기 피해대책위원회 : (일하느라) 도와주고 싶은데 못하니까 미안하다 이러고, 나가신 분이라 더 마음이 아픈 거죠.]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이고 정부도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피해 구제는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남 씨 소유 주택들이 속속 경매 절차로 넘어가는 탓에 피해자들은 당장 거리로 내쫓기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앞서 지난 2월 또 다른 피해자가 정부 대책에 실망감을 토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최은선/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 : 경매 중지 안 하고 돈 돌려받을 수 없어요. 저희한테 도움 되는 것 하나도 없어요, (지금의) 정책은. 몇 명이나 죽어야, 저희 (이야기를) 들어줄까….]
경찰은 유족 등을 상대로 A 씨 사망과 전세 사기 사이 직접적인 연관성 등을 조사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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