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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병원장입니다"…치매 노인 통장을 자기 지갑처럼

<앵커>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을 속여 돈을 빼앗은 60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6달 동안 피해자 통장에서 3천만 원 넘게 인출해서 자신의 생활비로 썼습니다.

JIBS 권민지 기자입니다.

<기자>

60대 남성 A 씨가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뽑아 마치 자신의 돈인 것처럼 지갑에 넣습니다.

이 통장의 주인은 옆에 서 있던 치매 환자 70대 여성 B 씨.

A 씨는 5년 전 우연히 만난 B 씨에게, 본인을 요양원 병원장이라고 속이면서 접근했습니다.

돌봐주겠다는 명목으로 B 씨의 통장을 넘겨받았고, 지난 6개월간 54차례에 걸쳐 3천5백여만 원을 갈취했습니다.

피의자는 이곳을 포함해 3개 은행을 돌며 피해자의 통장으로 돈을 뽑아 자신의 생활비와 월세로 사용했습니다.

경찰은 A 씨의 집을 압수수색해 B 씨의 통장과 도장, 휴대전화를 확보해 조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경찰은 피해자 B 씨가 치매를 앓고 있어 인지 능력이 온전치 않은 점을 악용한 이른바 가스라이팅 범죄로 보고 있습니다.

B 씨의 아들이 어머니의 통장에서 수차례 현금이 인출된 점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하면서 A 씨의 대담한 범행이 드러났습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A 씨는 황급히 항공편을 이용해 제주를 벗어났고 경찰은 지난 12일 아침 8시쯤 김포공항에 도착한 A 씨를 붙잡았습니다.

[박종남/서귀포경찰서 형사과장 : 자신이 돌봐주는 것처럼 행세하면서 피해자를 세뇌시켜 3개 은행 계좌에서 3,500여만 원의 현금을 강취 또는 절취하는 수법을 (저질렀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과거에도 또 다른 피해자 3명에게 가스라이팅 수법으로 돈을 가로채 구속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영상취재 : 강명철 J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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