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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머pick] 고시원 쓰레기 더미 속에서 발견된 아이…"눈동자에 초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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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의 한 고시원에서 경찰이 작은 체구의 아이를 데리고 나옵니다.

아이는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쓰레기와 악취가 가득 찬 방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고시원 관계자 : 애가 혼자, 24시간 혼자 있으니까. 밖에 나가지도 않고 밥은 하루에 한 끼 앱으로 시켜주고. 내가 애를 봤는데 애가 눈동자에 초점이 없어.]

아이가 누워 자던 침대 위에는 곰팡이 핀 음료와 상한 음식이 놓여 있고, 냉장고 안도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으로 차 있습니다.

벽에는 아이가 혼자 지내며 그린 낙서로 빼곡합니다.

중국 국적의 아이는 1년 전쯤 아버지와 이 고시원에 왔고 엄마는 따로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넉 달간은 아이 혼자 지내는 날이 대부분이었던 걸로 전해졌습니다.

[고시원 관계자 : 나 그 아이 보고 진짜 너무 마음이 아파서 내가 군고구마랑 빵이랑 과자랑 걔 먹을거리 많이 사다 줬는데….]

올해 학교에 갈 나이었지만 고시원에 방치돼 있었습니다.

[경찰 신고자 : 애가 눈빛이 예전 눈빛이 아니라고 나왔는데 보니까, 그리고 너무 많이 말랐다고….]

하지만 해당 구청 등 지자체 어느 곳도 아이의 상황을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한국 아이들의 경우 취학 대상이 입학을 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확인되지만, 외국 국적의 아이들은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구로구청 관계자 : 저희가 딱히 명단을 확보해서 안내를 해 드리는 게 아니라, 그냥 본인들이 알아서 이제 자녀 나이가 여덟 살이 되면 오는 건데 이 아이에 대해서는 신청이 들어온 게 없어요.]

게다가 구조된 아이는 지난해 7월부터 체류기간이 만료되면서 미등록 외국인 신분이 됐고 지자체의 관리 대상에서 벗어났습니다.

이처럼 국내에 체류 중이지만 관리와 보호 사각지대에 놓인 미등록 외국인 아동은 2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현재 구조된 아이는 임시 보호센터로 옮겨졌고, 경찰은 아이의 부모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 취재 : 여현교, 편광현 / 구성 : 김도균 / 편집 : 이기은, 제작 : D콘텐츠기획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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