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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유엔 사무총장 염탐하며 "러시아 요구 너무 들어준다 생각"

미, 유엔 사무총장 염탐하며 "러시아 요구 너무 들어준다 생각"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미국이 국제기구 수장들을 상대로도 광범위한 첩보활동을 벌인 사실이 최근 온라인에 퍼진 미군 기밀 문건으로 드러난 가운데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에 대해 러시아 측 요구를 너무 들어준다고 평가한 내용도 유출됐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습니다.

BBC는 유출된 문서 여러 건에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사무부총장 등의 사적인 대화가 기술돼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여러 아프리카 지도자에 대한 구테흐스 총장의 솔직한 의견도 담겨 있다며 이렇게 전했습니다.

한 유출 문서는 지난해 7월 세계 식량 위기 우려 속에 유엔과 튀르키예 중재로 체결된 흑해 곡물 협약에 관한 부분에서 구테흐스 총장이 이 협약을 지키려는 뜻이 너무 강해 러시아의 이익을 기꺼이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음을 시사했습니다.

또 미국은 구테흐스 총장의 행동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저지른 행동에 대한 책임을 묻는 광범위한 노력을 약화시켰다고 평가했습니다.

유엔 관리들은 그러나 구테흐스 총장이 러시아에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유엔 관리들은 구테흐스 총장의 노력에 대한 미국의 해석에 불만을 표하며 구테흐스 총장은 러시아의 전쟁에 대한 반대 의사를 매우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BBC는 미국이 유엔을 일상적으로 감시하는 나라 중 하나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이런 스파이 행위 결과물이 공개되는 것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는 매우 당혹스러운 일이고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국방부 기밀문서 유출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동맹국들과 적극적으로 접촉하며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힘쓰는 한편 누가 왜 문서를 유출했는지 진상을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누가 왜 이 문서들을 유출했는지 모른다"면서 "일부 문서의 진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정부 전반의 다양한 정보 출처에서 나온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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