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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우울해서 방화"…연쇄 방화범 덜미

인적이 드문 새벽. 흰옷에 청바지를 입고,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이 대전 도심 길가에 쭈그려 앉더니, 라이터를 이용해 가로수 주변에 불을 냅니다.

40분 간격으로 이같은 일들이 반복됐습니다.

인근 동네에서도 지나가는 듯싶더니, 또다시 불을 지르고 아무렇지 않은 척 사라졌습니다.

다른 동네로 옮겨간 뒤에도 방화 행각을 이어갔습니다.

[이수복 / 취재기자] 이 남성은 이같은 쓰레기 더미에 불을 낸 뒤 목격자 행세를 하며 신고와 불을 끄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화재가 난 전봇대에는 전기가 흐르고 있고 전선도 녹아버려 자칫 큰불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대전 둔산소방서 화재조사관들은 처음엔 담배꽁초 등에 의한 단순 화재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인적이 없는 시간대에 같은 형태의 화재가 연달아 발생하자 방화를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화재 현장마다 멀리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떠나는 한 젊은 남성을 발견하고 방화범임을 확신했습니다.

30대 A 씨는 자신은 지나가는 행인이라며 범행을 부인했지만, cctv를 확보했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범행을 순순히 인정했습니다.

[염재민/대전 둔산소방서 화재조사관 : CCTV를 확보하고 휴대전화 영상 자료를 가지고 있어서 그분에게 보여주면서 본인인 걸 확인했다고…]

경찰 조사 결과 이 방화범은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A 씨는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우울감을 해소하기 위해 거리에 불을 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방화 혐의를 적용해 A 씨를 구속하고 검찰에 송치하는 한편, 검거 이전에도 같은 유형의 화재가 반복됐다는 화재조사관들의 증언을 토대로 여죄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취재 : 이수복 TJB / 영상취재 : 황윤성 TJB / 영상제공 : 대전소방본부 / 제작 : D뉴스플랫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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