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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아파트보다 더 비싼 임대주택…왜?

<앵커>

임대료 내고 살다가 몇 년 뒤에는 시세보다 싸게 분양권도 살 수 있는 임대주택이 있죠. 서민들 주거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겁니다. 그런데 일부 단지에서는 분양 가격이 인근 아파트보다 비싸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안상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구리의 1천400세대 규모 분양 전환 임대 아파트입니다.

입주민들은 재작년 분양을 받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2년 가까이 분양이 미뤄졌습니다.

높은 분양 가격 때문입니다.

[고범석/입주민 : 돈을 모아서 이 집을 사려고 왔는데 가격이 오르다 보니까 내 집을 갖겠다는 사다리가 이제 무너지는 거죠.]

7년 전 입주를 시작한 이 임대아파트의 분양 가격은 1㎡당 700만 원이 넘는데, 길 건너 5년 된 민간 아파트보다 100만 원 이상 비쌉니다.

입주민들은 좁은 주차 공간에 하자도 많은데, 분양가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남숙자/입주민 : 곰팡이가 많이 생긴다고 하는 집이 260가구 이상이에요. 아파트에 곰팡이 이렇게 시커멓게 생긴 건 처음이에요, 정말.]

LH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분양전환 가격은 입주민이 감정평가를 요청한 시점에 산정하는데, 아파트 가격이 높았던 재작년 말에 분양을 요구했기 때문에 분양 가격이 지금 시세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지자체도 중재에 나섰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분양을 포기하려는 입주민도 나옵니다.

[고범석/입주민 : 돈이 없어서 만약에 10년 째에도 (분양을) 못받는다고 하면 다나가셔야 해요. 분양을 못 받으시면 다 나가셔야 됩니다.]

유사한 이유로 지난해 분양에 나섰던 경기 화성의 한 임대아파트는 25%가 분양이 되지 않았습니다.

전국에서 분양 전환이 예정된 공공임대 아파트는 약 18만 5천 가구.

부동산 시장 변동에 따라 논란이 되풀이 될 수 있는 만큼 서민 주거 안정이라는 취지에 맞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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