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 국립도서관장 "직지 한국 전시 계획, 말씀드릴 게 없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를 50년 만에 대중에 공개하는 프랑스 국립도서관 측이 한국에서 직지를 전시할 계획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말씀드릴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로랑스 앙젤 프랑스 국립도서관장은 현지시간으로 11일 직지 등을 선보이는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 전시회 개막을 앞두고 한국 기자들과 만나 직지의 한국 전시 계획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앙젤 관장에게 앞으로 한국에서 한국 국민들이 직지를 볼 기회가 있을지, 이에 대해 어떤 계획이 있는지 묻자, 그는 즉답하지 않은 채 직지와 같은 희귀한 고서는 잘 전시하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직지와 관련해선 2011년부터 문화재청 등 한국 문화재 관련 기관들과 과학적인 협력을 해왔고, 그 중심에는 "공유의 정신"이 있다며, 도서관이 소장한 직지 하권을 고해상도로 디지털화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동양 고문서 부서를 총괄하는 로랑 에리셰 책임관도 이날 간담회에 참석해 "인쇄 기술의 역사를 다루는 전시를 하면서 직지를 빼놓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리셰 책임관은 "직지를 보존하는 일이 굉장히 까다롭기 때문에 전시를 준비하면서 제본한 부분이 상하지 않도록 책을 펼칠 때 특히 신경을 썼다"면서 "이를 위해 책의 뒷부분을 펼쳐놨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페이지에는 한국 사람이 한문을 쉽게 읽을 수 있게끔 표기한 '구결'(口訣)이 등장하고, 인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손으로 수정한 부분도 있다고 에리셰 책임관이 전했습니다.

외부에 공개하는 일이 아주 드문 직지는 도서관 중에서도 평소 희귀한 고서를 보관하는 특별한 창고에 넣어두는데, 워낙 가치가 뛰어나 잠금장치를 따로 설치해 놨다는 설명입니다.

에리셰 책임관은 "직지에 흠이 생기지 않는 것을 목표로 공기·기온 등 보관 환경에 가장 많은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직지를 완벽하게 보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