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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전략폭격기엔 숨다가 항공모함엔 "올테면 와 봐라"는 김정은?

대한민국 외교안보를 꿰뚫는 분석 - 벙커버스터




대한민국 외교안보 뉴스의 핵심을 정밀 타격하듯 풀어드리는 벙커 버스터입니다. 이번 벙커버스터는 조금 특별한 곳 해군작전사령부의 부산작전기지에서 시작합니다. 올 상반기 한반도 정세를 읽기 위해선 결코 놓치지 말아야 할 무언가가 여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웬만한 나라 전체의 공군력으로 무장한 미 해군의 최강전력, 핵 추진 항모인 니미츠함입니다. 미해군 제11항모강습단이 이 항모를 이끌고 부산에 머물고 있는 이유, 바로 한미연합훈련에 참가하기 위해선데요. 이번 훈련에서 지난 시기와는 현격히 다른 몇 가지 정황들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습니다.
 

니미츠부터 '죽음의 천사'…길어지고 강해진 훈련

'프리덤 실드'라고도 하죠. 우리가 자유의 방패라고 부른 올해 한미연합훈련은 열하루동안 진행됐습니다. 자유의 방패가 끝나고도 전사의 방패라고 불리는 실기동훈련이 이어졌는데 한미 양국이 지금까지 한 같은 훈련 중에선 가장 길게 합을 맞춘 겁니다.

남북 북미 대화는 재개될 기미가 없고 코로나19라는 걸림돌 마저 사라진 상황에서 한미는 마치 미뤄뒀던 숙제들을 몰아치듯 하는 분위깁니다.
 
양욱 |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코로나와 혹은 북한과의 대화 국면, 여러 국면으로 인해서 지금 사실상 한미의 작전적 공조 체제 자체가 굉장히 흔들려 있는 상황인데 이렇게 훈련을 강도 높은 훈련을 반복을 함으로써 이제 양쪽의 그런 능력을 다시 한번 키울 필요가 있습니다.

훈련은 5년 만에 전국을 전장으로 삼아 대규모로 진행됐는데 한반도로 처음 날아온 미군 전력들이 있었습니다.

'죽음의 천사'라는 별칭의 미 항공기 AC-130J는 특수부대 훈련인 티크 나이프에 참가했습니다. 적 핵심 지역에 침투해 지도부를 제거하는 것이 이 훈련의 핵심이었죠. 하늘의 암살자로 불리는 미 무인공격기 MQ-9 리퍼도 한반도에 처음 전개됐습니다.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와 B52H처럼 요즘 부쩍 한반도에 자주 등장하는 것들도 물론 빠질 수 없을 테고요. 항공기를 20대까지 탑재할 수 있기 때문에 소형 항공모함에 준한단 평가를 받는 강습상륙함 마킨 아일랜드도 부산항에 처음 기항해 대규모 상륙 훈련에 참가했습니다.

니미츠호가 이끄는 미 11항모강습단은 우리 해군과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훈련을 했습니다. 미군은 함재기가 뜨고 내리는 훈련 현장을 6년 만에 취재진에 공개했는데 전투기 70대가 채워진 격납고까지 보여줬습니다. 연합훈련 규모와 수준을 바짝 끌어올림과 동시에 이 기조를 바깥으로도 분명히 알리겠다는 의돕니다.
 
크리스토퍼 스위니 |  미 11항모강습단장

우린 굴복하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북한과 같은) 악동을 좋아하지 않죠. 우리는 한미동맹의 힘을 계속해서 보여줄 겁니다.

미국으로선 확장억제에 의심의 눈초리를 갖고 있는 한국 내 여론, 또 중국의 부상을 의식한 측면도 없진 않을 겁니다. 한미 양국이 1차적으로 겨냥하고 있는 타깃은 당연히 평양에 있는 한 사람일 겁니다.
 

벙커 바깥으로 나온 김정은... 딸 주애와 함께 보란 듯

바로 북한의 김정은 총비서입니다. 그런데 이번 훈련 기간, 김정은의 행보가 과거와는 상당히 달라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 17형 발사 현장을 찾더니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이란 것도 참관했기 때문이죠. 그것도 딸 김주애를 데리고 말이죠.

북한은 과거에도 연합훈련이나 전략자산 전개에 날 선 반응을 보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이 이렇게 직접 보란 듯이 공개 행보에 나선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평갑니다.
 
양욱 |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하고 난 이후에 미국 전략폭격기 부대가 다가왔을 때 김정은이 보여준 것은요. 지하 벙커에 숨어서 미국 본토 타격 계획이라고 하는 지도를 펼쳐놓고 당시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으로 미국을 타격하겠다고 하는 허세를 보이는 것이 전부였어요.

한미 연합훈련이 누구를 겨냥한 것인지 김정은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전쟁 연습의 대상이 ‘설마 7만 KM 떨어진 이란이겠냐 결국 자신들이 아니겠냐.’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보낸 친서에서 이런 언급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과거 훈련 시기엔 외부 활동을 극도로 자제해 왔는데, 이번엔 유독 북한 곳곳을 누비고 다니는 것도 모자라 핵 관련 훈련을 공세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화산-31이라는 핵탄두를 대량 생산한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일렬번호까지 적어 실전용 무기들을 자신들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홍보했습니다.

한미연합훈련 수위가 높아지고 기간이 길어진 것만으론 이 변화를 설명하기는 부족해 보입니다.
 

실전배치로 자신감? 여전한 허세?

김정은의 달라진 행보, 전문가들은 여러 측면에서 분석하고 있습니다. 우선 자신감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핵무력 정책을 법제화한 이후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들을 실전배치했단 신호들을 주고 있습니다.
 
조선중앙 TV (2월 19일)

훈련에는 대륙간탄도미싸일운용부대들 중에서 발사경험이 풍부한 제1붉은기영웅중대가 동원되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하며 부대 명칭을 거론한다는 건 이 미사일이 실전 배치됐다는 의미로도 읽히는데요. 물론 북한이 말하는 실전배치가 엄밀한 의미에서 버튼을 누르면 바로 타격이 가능한 즉시 전력을 뜻하는 건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실전배치 개념, 다른 나라들과 똑같이 보기는 애초에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은 특징은 뭐냐면 일반적인 핵무기 교리와와 달라요. 시험 발사를 해서 완벽하게 성능이 입증이 되면 실전 배치를 하는데, 북한은 일단 실전 배치합니다. 그리고 그다음에 쏴봐요. 그리고 실패하거나 문제가 생기면 수정을 하거든요.

북한이 능력을 과장해서 위협을 주려는 측면도 없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북한 스스로 인식하는 핵무력 능력이 과거와는 다른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건 분명히 주목할 이유가 있습니다.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연합훈련에 대해) 아주 놀라운 표현이 이번에 노동신문에 나와요. 평양점령, 참수 작전. 이런 용어를 과거에는 안 쓰거든요. 왜냐하면 자존심 상하는 거잖아요. 자신감, 과시, 한편으로는 두려움. 이 세 가지가 섞인 게 북한의 행보라고 볼 수 있어요.
 

V화염-미니 포세이돈...줄잇는 '신상' 도발


북한은 요즘 핵을 동원한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물불 안 가리고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 모양새입니다. 3월 19일엔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 숲 속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때 사진을 보면 V자 형태의 화염이 보이죠. V자 불꽃은 지금까지 북한 미사일 발사 장면에서 볼 수 없던 형태인데요.

땅을 파서 미사일을 쏘는 방식 이른바 사일로를 만들어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단 평가가 나왔습니다. 아직은 초기 단계로 보이는데요. 새로운 시도, 이뿐만이 아닙니다. 북한은 미사일을 쏘고 사흘뒤 함경남도 해안가에서 무인 잠수정의 핵폭발 시험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무인 잠수정이 최대 150m 수심에서 59시간 넘게 잠항하다 가상 목표지점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는데 러시아가 개발한 포세이돈의 축소판 같습니다.
 
조선중앙 TV (3월 25일)

은밀하게 작전수역에로 잠항하여 수중폭발로 초강력적인 방사능해일을 일으켜 적의 함선집단들과 주요 작전항을 파괴소멸하는 것입니다.

북한은 '해일'이라는 이름을 공개하면서 11년간 개발한 무기라고 소개했는데요.

핵추진 대륙간 어뢰를 개발해 실전 배치까지 한 나라는 지금까진 러시아가 유일했는데, 북한이 이 명단에 추가로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요.
 
이성준 |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핵무인수중공격정의 실체에 대해서 현재까지 한미 분석과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여 본 결과 그 주장이 과장되고 조작되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저수지 발사 물불 안 가린다...창의적 도발 이유

북한은 도발 방식을 전과는 달리 하려고 부단히 애를 써 왔습니다. 평양 인근 골프장 호숫가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 6발을 발사하는가 하면, 심지어 바다에서 쏘는 잠수함 탄도미사일을 저수지에서 쏘기도 했죠. 이런 방식 사실은 전술적으로 그리 유효해 보이진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평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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