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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포커스] 청년들 눈물바다 만든 솜옷?…'김정은 선물'에 담긴 의미

<앵커>

한반도 포커스입니다. 북한에서는 선물이라는 단어에 정치적인 맥락이 담겨 있습니다. 최고지도자가 주민들의 충성심을 유도하는 통치 수단으로 활용되기 때문입니다.

김아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김정은 총비서가 올 초 조선소년단원들에게 일본산 시계를 선물해 화제가 됐죠.

이번에는 청년돌격대원들에게 지급된 물품이 조선중앙TV를 통해 소개됐습니다.

빨간색으로 선물이라고 적혀 있는 상자들이 켜켜이 쌓여있습니다.

선물을 받은 청년들, 만세를 외치고, 일부는 눈물을 훔치기도 합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원들 앞으로 가죽장갑과 목도리, 솜옷, 담요 등 방한용품을 보낸 겁니다.

인기가 많았던 건 단연 겨울 외투였다는데요

[박정금/당시 돌격대원 : 솜옷이 제일 좋았습니다. 일 년 치고 거의 9달은 솜옷을 입고 지내야 했기 때문에.]

이들의 임무, 댐을 만드는 등 중요한 건설 현장에 투입돼 최대한의 노동력을 쏟는 겁니다.

백두산 일대에 혹한이 기승을 부리면 영하 30~40도까지 내려간다고 하니, 솜옷이 있더라도 추위를 가시기에는 부족해 보이는데요.

화면 속 청년들, 사랑의 솜옷이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사용합니다.

외투만 그런 건 아니고요, 북한에서는 최고지도자가 하사하듯 제공한 물품에 이런 수식어가 자주 붙습니다.

[한가지 한가지 골라서 보내주신 이 사랑의 약품을.]

[보내주신 사랑의 농기계들을 현실로 보니까 정말 힘이 솟고.]

흥미로운 건 기껏 새 옷이 생겼는데, 다음 날 작업장에 입고 나온 청년들은 하나도 없었다는 겁니다.

막상 입으려니 아까웠던 걸까요.

[사랑의 선물 옷이 어지러워지면 양심에 티가 앉을 것만 같아 백두 청춘 시절의 추억으로 가보로 간직하겠다.]

김정은이 결국 작업용 솜옷까지 별도로 보내줬고 청년들은 눈물바다가 됐다는 게 영상의 내용입니다.

[사랑의 솜옷을 위대한 청년 중시의 증표로 당이 부르는 전구들마다에서 기적과 혁신을 창조했습니다.]

조선중앙TV는 작업용 솜옷을 챙긴 돌격대원들이 이번에는 평양 서포지구 새거리 건설 현장에도 투입됐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이 딸 주애와 함께 삽을 뜬 바로 그 현장인데 선물을 받았으니 이번에는 성과로 보답하라는 메시지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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