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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머Q&A] 학원가 덮친 '마약 음료'…우리 아이 중독된 거 아닐까요? (ft. SBS 의학전문기자)

이 기사 어때요?

현재 경찰에 신고된 학생은 6명이죠. 앞으로 더 늘어날 걸로 보이는데 이 학생들은 어지럽고 토할 것 같은 증세를 호소했다고 합니다. 필로폰이 우리 몸속에 들어가면 뇌에서 도파민 수치를 최대 12배까지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요. 이 도파민은 뇌의 강력한 흥분제입니다. 모든 중독에 관여돼 있고요, 이것이 뇌로 들어가면 뇌를 강하게 흔듭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감각 세포들이 이상하게 초절정 상태에 이르러서 환각, 환청, 그리고 이상한 느낌들을 갖게 되는 겁니다. 거기에 즐거움도 포함되는 거고요. 그런데 이게 뇌를 너무나 강하게 흔드는 것이다 보니 차에 차를 타거나 배를 탔을 때 머리가 흔들리면 어지럽고 토 나오죠, 그런 증세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까지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안 좋은 증세, 불편한 증세로 중독될 위험성은 없습니다. 중독은 뭐냐면 유포릭 상태, 즉 유희에 도달해야 중독될 수 있는데 만약 중독에 도달했다면 단 한 번 만으로도 중독될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금의 학생들은 그렇게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걱정할 건 없고요. 이렇게 학생들이 경미하고 가벼운 불편한 증세에 머무르는 것은 섭취 방법이 복용이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흡입했거나 주사제로 들어갔다면 훨씬 더 심각한 상태에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지금 피해자들의 피해가 경미하다, 그러니까 이거 별거 아니네, 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범죄자들이 학생들에게 다른 방법을 동원했다면 피해는 훨씬 컸을 테고 지금처럼 아무도 중독될 위험이 없는 상태는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Q. '마약 음료' 담긴 필로폰은?

모든 마약류, 마약은 실은 약으로 출발했습니다. 이 필로폰도 1800년도 말에 일본 도쿄대학이 감기약으로 좀 적당한 게 없을까라고 해서 여러 원료 물질을 찾았어요. 거기에 마황이라는 물질을 주목했는데요. 거기에 에페드린이라는 성분이 있습니다. 그거를 먹어봤더니 감기가 씻은 듯이 나은 것 같아요. 근데 실제로는 감기가 나은 게 아니라 이것이 주는 각성 효과 때문에 감기 증세가 나은 것처럼 착각했던 것이죠. 

그런데 어쨌든 이런 각성 효과는 주목 받았습니다. 피로 회복제로 둔갑했는데 세계 2차 대전, 그리고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에 군인들에게 피로 회복제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공짜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을 많이 투약했던 군인들 사람들은 중독 증세에 시달렸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뇌의 파괴를 갖고 왔습니다. 그 사람들의 뇌를 MRI로 촬영해 봤더니 기억을 담당하는 부분, 전반적인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이 보통 사람보다 심각하게 훼손돼 있었습니다.

Q. 우리나라 '마약 안전지대' 아니다?

식약처가 두 가지 조사를 했습니다. 하수도 조사, 그리고 우리나라의 마약류 통합 시스템, 우리나라 마약류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두 가지를 조사했는데요. 첫 번째 하수도 조사 결과 심각했습니다. 전국의 57개 하수도에서 이런 마약류, 대표적인 것 필로폰이죠, 조사해 봤더니 우리나라 인구 1,300명 중 1명이 매일 투약할 수 있는 양이 검출됐습니다. 두 번째 이런 불법적인 마약 말고 병원에서 의료용으로 쓰이는 마약은 도대체 얼마나 우리 국민들에게 노출되느냐를 봤더니,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처방된 마약 건수가 하루에 47만 건, 한 달에 1천만 건입니다. 우리 국민 27명 중 1명이 매일 의료용 마약을 투약받고 있는 실태였습니다. 

불법 마약도 많고 의료용도 많다는 건데 이게 젊은 층 10대에게 퍼지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과거 5년 새 10대 마약 사범은 4배 정도로 급증했습니다. 마약 중독 병원에서 중학생, 고등학생 환자를 찾는 게 이제는 어렵지 않은 시대가 됐습니다. 이렇게 우리 국민이 불법 마약이든 의료용 마약이든 많이 노출돼 있고 그것이 어린 층에게 전파되고 있다는 안 좋은 그런 징후가 나타나는 상태에서, 이 불법 마약이 대치동에 있는 어린 학생들에게까지 공격 가했다, 그런 의미가 있습니다.

Q. 마약 중독자가 전하는 메시지

제가 마약 중독으로 치료를 받고자 하는 분들의 인터뷰를 했을 때 그 사례자 분들이 꼭 전하라고 저에게 당부하신 말씀입니다. 그분들이 마약을 하는 이유는 유포릭 상태, 유희를 느끼기 위함인데 그 일시적인 유희 다음에는 너무너무 고통스러움이 따른다고 합니다. 즐거운 게 아니라 즐거워서 마약을 찾는 게 아니라, 금단 증상 내 몸을 가렵게 하고 춥게 하고 떨게 하고 혈관 하나하나를 터뜨리게 하는 고통을 도저히 못 참겠어서 마약을 찾는 것이지 즐거워서 찾는 게 아니라고….

( 취재 : 조동찬 / 영상취재 : 이승환 / 구성 : 정성진 / 편집 : 김복형 / 디자인 : 박수민 / 제작 : D콘텐츠기획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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