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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심각해진 산불, 숲 가꾸기로 막을 수 있다? 없다?

한반도 숲 가꾸기, 아메리카·유럽보다 까다로운 이유는

산불
반가운 봄비 덕분에 식목일 아침 전국의 산불이 진화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천우신조 같은 봄비 도움, 언제까지 기대할 순 없겠죠. 기후위기 시대 갈수록 거세지는 산불을 예방할 산림 경영이 필요한데요. 우리는 지질학적 특성상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더 숲 가꾸기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무슨 얘길까요?

 

왜 중요한데?

미국 대륙이나 유럽의 산림 지대를 찍은 영상물들 보신 적 있죠. 자작나무 같은 특정 수종이 광대한 면적을 채우고 있는 모습 같은 거 말입니다. 반면 한반도 숲의 '원래' 특성은 여러 수종이 다양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겁니다. 제가 '원래'라는 말을 붙인 건, 6.25 이후 황폐해진 숲을 인공 조림하는 과정에서 소나무, 잣나무 같은 침엽수종을 특정해서 많이 심으면서 예전 같은 다양성이 많이 훼손됐다는 점 때문입니다. 

이런 다양성 차이는 시간을 거슬러 2만 년 전 마지막 빙하기로 올라갑니다. 한반도는 미주, 구주와 달리 이 빙하기를 겪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그 어느 지역보다도 높은 식물 다양성이 보존돼 왔습니다. 작은 뒷산 한 곳에만 가더라도 수십 종의 나무가 자라고 있는 건 이런 덕택입니다. 이 같은 다양한 식물상을 바탕으로 숲 속 미생물, 곤충, 동물에 이르기까지 터를 잡고 생태계를 유지해 왔고요.

따라서 예전처럼 소나무 일색 나무 심기가 아니라 우리 기후환경을 감안해 기존 다양성을 복원하는 산림 가꾸기가 돼야 한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그만큼 어려운 과제인 셈입니다. 

 

좀 더 설명하면

충남도가 조성한 백합 밀원숲 (사진=충남도 제공, 연합뉴스)
그간 우리 조림 노하우는 소나무류에만 집중돼온 탓에 소나무 외 활엽수 같은 수종에 대해서는 경험이 충분치 않습니다. 또 활엽수의 경우 뿌리가 곧게 아래로 뻗는 특성 때문에 묘목을 이식하기가 어렵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기후위기 시대 숲 가꾸기에 있어 우리에게 더욱 불리한 이유가 또 있죠. 우리의 경우 산림지대 토심(흙의 깊이)이 얕다는 겁니다. 얕은 토심이 문제 되는 건 산사태에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가운데 대표적인 게 여름철 태풍, 폭우 등이죠.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우리처럼 산사태 위험도가 높은 곳이 많지 않다고 할 정도입니다. 더구나 산불로 많은 나무들이 사라지면서 얕은 토심을 붙잡아 주던 역할을 하던 기둥들이 뽑혀 나간 거나 마찬가지여서 갈수록 산사태 걱정도 커질 수밖에 없죠. 이렇게 다양한 특성에 맞춰서 조림 원칙을 잡아가야 할 겁니다.

 

한 걸음 더

기후변화와 산불이 연결돼 있다는 얘기 한 번쯤 들어보셨죠. 그렇습니다. 기온이 과거보다 높아지면서 숲 속의 환경이 고온건조해진 게 산불 다발의 원인이 됐죠.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란 겁니다.

숲은 대표적인 온실가스 흡수원이죠. 나무는 물론 바닥에 쌓인 풀과 나뭇가지들 그리고 토양 속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탄소저장고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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