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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제주 4·3 사건은 공산 폭동" 또 꿈틀…사실은?

<앵커>

제주 4·3은 수많은 피해자들과 그 유족이 있지만 아직도 진상을 명확히 밝히지 못한 우리의 아픈 역사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유독 4·3을 왜곡하는 목소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저희 팩트체크 '사실은'팀이 따져봤습니다.

이경원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4·3은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 폭동이다, 극우단체들이 최근 제주 곳곳에 내건 현수막입니다.

파문이 커지며 강제철거됐지만, 논란이 이어졌습니다.

제주 4·3 사건은 1948년 4월 3일 조선공산당의 계보를 잇는 남조선노동당, 남로당 제주 세력의 무장 봉기가 그 시작이지만, 이후 6년간 1만 명 가까운 무고한 양민이 좌익으로 몰려 학살된 것이 중심 사건입니다.

공산 폭동이라는 말은 양민 학살 문제를 덮는 것은 물론 피해자를 폭동 주체로 만드는 표현으로 읽혔습니다.

[박주영/제주대 총학생회장 : 그대들의 몰지각한 행위가 아픔의 역사를 겪은 도민들에 대한 기만임을 명백히 인지하라!]

4·3이 공산 폭동이라는 주장의 근거는, 김일성이 지휘권을 가진 남로당 중앙당이 기획, 지시했다는 '중앙당 기획설'입니다.

학계에서는 남로당 지하 총책을 지낸 박갑동 씨가 1973년 신문 연재물에서 "중앙당 지령에 따라 4·3이 발생했다"고 한 것을 중앙당기획설의 시초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박 씨는 지난 2003년 4·3 진상조사위에 "사실 내가 쓴 글 아니다, 외부, 그러니까 정보기관에서 고친 거다"라고 털어놨습니다.

고 백선엽 장군 등 당시 군 지도부, 권위 있는 4·3 학자들도 남로당 중앙당 개입은 없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최근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이 북한이 4·3 주동자 묘소 만들고, 드라마까지 제작해 영웅 대접하고 있다며 김일성 개입 증거다 주장했는데,

[김일성 장군님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이는 4·3 수십 년 지나서의 일로, 중앙당 기획설의 직접 증거라기보다는 김 씨 일가가 4·3을 정치적 선전에 이용한 사례에 가깝습니다.

4·3 사건이 반박 불가의 성역이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역사적 사실에 대한 반론은 명확한 사실을 근거로 책임감 있게 제기돼야 한다는 것이 저희 '사실은'팀 결론입니다.

(영상편집 : 박춘배, CG : 서현중·권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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