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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제주 찾은 문재인 · 이재명…'4·3 추념일'에 야권 총출동

스프 이브닝 브리핑
제주 현대사에서 가장 큰 상처로 남은 '4·3'이 75주년을 맞았는데요, 지난해 보수 정부 대통령(당선인 포함)으로 처음 추념식에 참석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는 불참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정부 대표로 참석했죠. 야권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문재인 전 대통령 등이 총출동하다시피 했습니다. 올해는 유난히 4·3을 왜곡하는 주장이 많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 "4·3 희생자 추모는 국가의 의무"

75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은 4·3 평화공원에서 열렸는데요, 정부 대표로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해 대통령 명의의 추념사를 대독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추념사를 통해 추모 메시지를 전했는데요, "정부는 4·3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생존 희생자들의 고통과 아픔을 잊지 않고 보듬어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스프 이브닝 브리핑 (사진=연합뉴스)
무고한 4·3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그 유가족들의 아픔을 국민과 함께 어루만지는 일은 자유와 인권을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당연한 의무입니다.

정부는 4·3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생존 희생자들의 고통과 아픔을 잊지 않고 보듬어 나갈 것입니다. 희생자와 유가족을 진정으로 예우하는 길은 자유와 인권이 꽃피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이곳 제주가 보편적 가치,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더 큰 번영을 이루는 것입니다.

- 윤석열 대통령 추념사


윤 대통령은 지난해 당선인 신분으로 추념식에 참석했는데요, 윤 당선인의 추념식 참석은 몇 가지 의미가 있었습니다.

우선 대통령 당선인이 참석하는 건 처음이었습니다. 이건 대통령 선거 주기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바뀌면서 생긴 현상이기도 했습니다.

스프 이브닝 브리핑 (사진=연합뉴스)
더 중요한 의미는 보수 정부의 대통령(또는 당선인)으로는 처음으로 4.3 추념식에 참석했다는 겁니다. 현직 대통령으로 4.3 추념식에 참석한 건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처음이었는데요,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4·3 추념식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됐지만 박 대통령이 참석하지는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제주 8대 공약의 하나로 '제주 4·3의 완전한 해결'을 약속했는데요,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법률적·제도적·예산적 지원을 약속한 거죠. 당선되면 추념식에 참석하겠다는 약속도 했는데요, 이런 약속을 지켰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은 4·3 희생자 추념식에 불참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추념식에 참석하도록 배려한 것"이라고 박경미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추념식에 윤 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하는 데 대해 오영훈 제주지사는 "75주년 맞는 의미가 남다른 해여서 대통령께서 참석해서 같이 함께해 주셨으면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참석하지 못해 많은 아쉬움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에서는 '투톱'인 김기현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가 부산엑스포 유치 일정을 이유로 4·3 추념식에 불참한 대신 최고위원 회의 시작 전 묵념으로 희생자들을 추모했습니다. 김병민 최고위원과 이철규 사무총장, 박대출 정책위의장 등 일부 지도부만 추념식에 참석했습니다.

 

오전에 이재명, 오후에 문재인…야권 총출동

민주당 지도부는 대거 제주를 찾았는데요,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현장 최고위원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제주를 찾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정권의 퇴행적 행동 때문에 극우 세력까지 활개를 친다", "정부 여당의 극우적인 행태가 4·3 정신을 모독하고 있다"고 정부 여당을 겨냥했습니다.

스프 이브닝 브리핑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4·3은 김일성 지시로 촉발됐다는 망언을 한 여당 지도부는 사과 한마디 아직 하지 않는다"며 "4·3은 공산 세력이 일으킨 폭동이라고 폄훼한 인사는 아직도 진실화해위원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명백히 북한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라고 언급해 논란을 빚은 태영호 최고위원과 과거 4·3 사건의 의미를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 등으로 논란이 제기된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을 비판한 겁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공식 추념식에 참석하지는 않고, 오후에 제주4·3평화공원 위령 제단에 헌화·분향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보수단체의 4·3 흔들기에 대해 "매우 개탄스럽게 생각하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4·3의 완전한 치유야말로 진정한 화해와 통합에 이르는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스프 이브닝 브리핑 (사진=연합뉴스)
4.3의 완전한 치유야말로 진정한 화해와 통합에 이르는 길입니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정부 차원에서 4.3 해결 위해 많은 노력들이 행해지고 있는데 그런 가운데 여전히 4.3 모독하는 행위들 이뤄지고 있어서 매우 개탄스럽게 생각하고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문 전 대통령은 대통령 시절 세 차례나 추념식에 참석했는데요, 현직 대통령으로는 가장 많은 참석 횟수를 기록했습니다. 연합뉴스가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출신인 민주당 윤건영 의원과 통화한 내용을 보도했는데요, 윤 의원은 "대통령께서 재임 기간 4·3 행사에 관심이 많아 여러 차례 참석했다", "앞으로 계속 방문하겠다는 취지보다는 마무리 차원에서 참배하는 것"이라고 오늘(3일) 방문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극우성향 단체 역사왜곡 주장 잇따라

제주에서는 극우성향 단체의 집회로 유가족들이 크게 반발하고 충돌도 빚어졌다고 합니다. 자칭 '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란 단체가 추념식이 열린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았다가 유족과 민주노총 제주본부가 막아서면서 충돌이 벌어졌고, 경찰이 격리했다고 합니다. 

스프 이브닝 브리핑 (사진=연합뉴스)
유족들은 "여기 있는 희생자들을 이유도 없이 사살한 자들이 무슨 낯짝으로 여길 올 수 있나?"면서 가슴을 쳤습니다.

서북청년단은 4·3 당시 토벌대라 불리며 수많은 양민 학살에 관여한 단체입니다. "4·3은 남로당의 대한민국 건국 방해를 목적으로 한 무장 폭동"이라고 주장하면서 집회를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의 격리 조치로 충돌은 마무리됐지만 서북청년단이 제주시내에서 깃발을 흔들며 4·3 왜곡 행위를 이어갔다고 합니다.

세계자유북한인총연맹 소속이라는 사람들이 "4·3 왜곡 방지법 대표발의가 화가 나서 나왔다"라고 주장하면서 유족과 충돌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의 '김일성 지시설' 발언 이후 극우성향 단체의 역사 왜곡 주장이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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