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 · 살인 주범, 피해자와 가상화폐 갈취 사건 연루

강남 납치·살인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이 모(35) 씨와 피해자 A(48) 씨가 과거 가상화폐 투자에서 비롯한 형사사건에 함께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체포된 용의자 3명 가운데 유일하게 A 씨와 면식이 있는 이 씨는 공범 2명에게 범행을 제안해 끌어들인 인물입니다.

가상화폐 투자와 형사사건으로 얽힌 두 사람의 관계가 범행 동기를 규명하는 열쇠가 될 전망입니다.

오늘(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씨와 A 씨는 2021년 2월 서울의 한 호텔에 투숙 중이던 B 씨를 찾아가 가상화폐를 갈취하려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습니다.

두 사람이 투자한 가상화폐가 폭락하자, 또 다른 투자자 B 씨가 시세조종을 했다고 의심해 가상화폐를 빼앗으려 한 것입니다.

당시 이 씨와 A 씨 외에도 손실을 본 가상화폐 투자자 16명이 B 씨를 찾아가 협박한 끝에 약 1억 9천만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갈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이 씨와 A 씨 모두 범행을 주도하지는 않았고, B 씨에게 빼앗은 가상화폐도 모두 주범 C 씨가 챙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씨는 공동공갈 혐의가 인정돼 최근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A 씨는 혐의가 미미하다는 이유로 불송치됐습니다.

가상화폐 발행업체에서 일한 A 씨는 평소 투자에도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씨는 A 씨와 같은 가상화폐에 투자하며 공갈 사건에도 함께 연루된 만큼, A 씨의 가상화폐 보유 규모나 재력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이 씨는 경찰에 체포된 뒤 A 씨와 관계에 대해 진술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납치·살해 혐의는 전면 부인했습니다.

경찰은 두 사람과 가상화폐 투자로 얽힌 이들 가운데 이 씨와 함께 범행을 모의한 공범이 더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자들 사이 금전거래와 오간 돈의 성격, A 씨의 자산 규모와 관련 사업, 형사사건을 비롯한 법적 분쟁 경과 등을 광범위하게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