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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5년 전 만든 '한국형 청소차' 전국 121대뿐…해결 방안 될까

한국형청소차

환경미화원들이 청소차에 매달리는 등 방식으로 위험한 작업을 이어올 수밖에 없는 현실, 전해드린 적 있습니다.
또 환경미화원 추락, 의식불명…안전지침 있는데 현장은
https://n.news.naver.com/article/055/0001046759?type=journalists

[취재파일] 환경미화원들은 왜 계속 청소차에 매달려야 하나
https://n.news.naver.com/article/055/0001047004?type=journalists

사고 방지 대안 '한국형 청소차' 개발 5년


이런 문제가 지속되면서 환경부는 지난 2018년 1월, 대대적으로 '환경미화원 작업 안전 개선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필수 안전 장비를 구비하고 발판을 제거하는 등 조치는 물론, 안전 탑승 공간이 마련된 '한국형 청소차'를 개발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현재, 대안으로 만들어진 한국형 청소차는 현장에서 원활하게 보급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한국형청소차

차에 매달리지 않도록 청소차 중앙에 타고 내릴 공간을 만든 게 한국형 청소차입니다. 차에 올라타지 못하게 발판이나 고정식 사다리도 없앴습니다. 후방 영상 장치를 만들어 작업자를 수시로 모니터링할 수 있게 한 점도 눈에 띕니다.

현장 반응은 긍정적입니다. 지난 2020년부터 한국형 청소차를 도입해 운영 중인 마포구청의 조중엽 자원순환과 시설장비팀 계장은 "이전에는 높은 조수석에 오르락내리락하느라 무릎 건강이 안 좋은 미화원들이 많았다"며 "차 중앙에 서서 이동할 공간이 마련돼 작업자들 호응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소문은 일반 청소차 작업자들에게도 퍼졌습니다. 서울에서 일반 청소차량을 타고 근무하는 환경미화원 신재삼 씨는 "발판에 매달리거나 걸어 다니며 작업하기보다, 안전하게 타고 다니는 방법을 고려했으면 좋겠다"며 "차 중앙에 타고 내릴 공간이 있는 청소차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런 게 있으면 낫겠다 싶다"고 말했습니다.

수요 많지만…전국 보급 차량 121대

한국형청소차

현장에 수요는 많지만 전국에 보급된 차량은 121대에 불과합니다. 서울에는 마포구청 등 일부 구청에서 도입한 5대가 전부라 정작 대부분 사업장에선 쓰이지 않는 셈입니다.

개발은 됐지만 5년째 보급이 더딘 건, 한국형 청소차 도입이 의무가 아닌 데다 일반 차량보다 더 비싸기 때문입니다.

청소차 교체 시기가 됐을 때에야 나라에서 보조금을 지원하는데, 청소차 한 대를 10년까지도 쓰다 보니 현장 도입은 늦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형 청소차 한 대는 일반 청소차보다 3천만 원 정도 더 비싼 1억 3천~1억 5천만 원 수준입니다. 청소업체 대부분이 영세 하청업체라 선뜻 구입하긴 어렵습니다. 허승무 노동환경연구소 근골격계질환센터 팀장은 "한번 개발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현장에 도입될 때까지 여러 방면에서 정부 개입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꾸준한 개선과 도입 필요


이런 한국형 청소차도 앞으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서울시에서 한국형 청소차 도입이 더딘 이유를 묻자,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에는 이면도로와 골목이 많아서 지난해 전문가 자문회의를 통해 한국형 청소차 전면 도입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좀 더 안전한 청소차가 있지만, 도시 여건상 어렵다는 답변입니다.

현재 개발된 한국형 청소차는 타고 내릴 공간을 만들고 쓰레기 적재량을 확보하기 위해 가로길이가 넓은데, 이런 구조가 좁은 주택가 골목 위주로 쓰레기를 수거하는 서울의 특성에 맞지 않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미화원들의 안전을 위해 또 다른 유형의 한국형 청소차 개발이 검토돼야겠지만, 언제쯤 가능할지는 불투명합니다. 환경부는 "관련 민원이 많아 쓰레기를 조금 덜 싣더라도 부피가 작은 차량 개발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연구 개발비 예산 반영 여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추후 시행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대안은 개발됐지만 제대로 쓰이지 못하는 현실. 환경미화원들의 기본 안전은 보장할 수 있도록, 좀 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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