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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교당국, '구금' 권도형 접견…"안부 물으니 괜찮다더라"

한국 외교당국, '구금' 권도형 접견…"안부 물으니 괜찮다더라"
▲ 권도형 대표가 수감된 스푸즈 구치소

우리 정부는 몬테네그로에 구금돼 있는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장본인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를 직접 만나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미 간에 권 대표의 신병 확보 '경쟁' 양상이 벌어진 가운데 우리 정부가 권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스푸즈 구치소 관계자는 28일(현지시간) 언론에 한국 외교당국 관계자가 이날 오후 구치소를 방문, 권 대표를 접견하고 갔다고 확인했습니다.

주세르비아 한국 대사관은 이날 수도 포드고리차 외곽에 있는 스푸즈 구치소에 수감된 권 대표를 면담하고 안전을 확인했습니다.

몬테네그로에는 한국 대사관이 없어 인접 국가인 세르비아 대사관이 몬테네그로까지 관할하고 있습니다.

면담은 이날 오후 3시부터 비공개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르비아 대사관 관계자는 영사 조력 차원에서 만난 것에 불과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이날 접견은 대사관측 요청을 현지 당국이 허가하면서 이뤄졌습니다.

권 대표 본인도 수락한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이 관계자는 "해외에 구금된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영사 조력 차원에서 면담했다"며 "건강과 안전을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권도형을 만나 안부를 물었고 본인은 '괜찮다'고 했다"며 "특별히 불편한 점을 얘기한 것은 없었다. 눈으로 봤을 때도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돌아왔다"고 덧붙였습니다.

대사관 관계자는 권 대표의 건강과 안전을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며 투자자 피해, 송환 문제 등 여타 질문에 대해서는 최대한 말을 아꼈습니다.

주세르비아 한국 대사관 측은 접견에 앞서 이날 몬테네그로 외교부와 법무부를 방문해 몬테네그로 당국자들과 잇따라 면담을 갖고 권 대표 송환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대사관 관계자는 "권도형에 대한 조속한 신병 인도를 바란다는 우리 정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권도형

권 대표라는 동일한 피의자를 두고 한국과 미국이 신병 확보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유례없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그가 어느 나라로 송환될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국은 권 대표를 이미 기소하는 등 수사 진도는 더 빠른 편이지만 한국은 몬테네그로 당국을 방문해 송환 협조를 요청하며 주도권 확보에 나섰습니다.

수도 포드고리차 북서쪽에 위치한 스푸즈 구치소는 포드고리차 시내에서 차로 10분 정도 거리입니다.

구치소와 교도소가 한 곳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권 대표는 측근인 한 모 씨와 함께 지난 23일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갖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검거된 뒤 이곳에 수감됐습니다.

현지 법원이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구금 기간을 연장하면서 권 대표는 이곳에서 최장 30일간 구금될 예정입니다.

권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 절차에 들어가게 되면 그는 다른 구금 시설로 이감될 예정이지만, 현재로서는 그 시기가 언제일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포드고리차 지방검찰청은 권 대표를 공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몬테네그로 현지법에 따르면 공문서 위조가 유죄로 확정되면 최소 3개월에서 최대 5년의 징역형이 선고됩니다.

하지만 5년 징역형이 선고되는 경우는 드물고, 실제 판례상 일반적으로 징역 6개월이 선고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단은 몬테네그로 관할권에서 벌어진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사법 절차가 끝나야 송환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입니다.

권 대표의 몬테네그로 현지 변호인인 보이스라브 제체비치는 위조 여권 사건과 관련한 1심 판결이 불만족스럽다면 대법원까지 사건을 끌고 가겠다는 의사를 밝혀 재판이 시작되면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제체비치 변호사는 또한 법원의 구금 기간 연장 결정에 대해서도 이에 불복해 지난 25일 항소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는 아직 이를 다룰 재판부가 구성되지 않아 항소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해외 도피 11개월 만에 붙잡힌 권 대표가 방어권을 최대한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만큼,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해서도 지루한 법정 싸움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제체비치 변호사는 권 대표의 첫 번째 사건인 위조 여권 사건에 대한 최종 결론이 나와야 두 번째 사건인 송환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첫 번째 사건에 대한 최종 결론이 언제쯤 나올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알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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