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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 SK 등 동아시아 반도체 기업들, 미국 · 중국 사이 선택 기로에"

"삼성 · SK 등 동아시아 반도체 기업들, 미국 · 중국 사이 선택 기로에"
미국의 반도체법 시행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아니면 중국이라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진단했습니다.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최근 발표한 반도체 지원법 세부 규정에서 중국을 포함한 '우려 대상' 국가에서의 생산과 연구를 상당 부분 제한했기 때문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을 받은 기업들은 향후 10년간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5% 이상 확장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을 공표했습니다.

따라서 기업들로서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미국 내 사업을 확장할지, 아니면 중국 내 사업 역량을 계속 확대해나갈지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습니다.

특히 바이든 정부의 보조금 규제는 이미 중국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타이완의 TSMC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신문은 전망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낸드플래시 메모리칩 공장을, 쑤저우에서 반도체 후공정(패키지) 공장을 각각 운영 중입니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서 D램 메모리칩 제조시설을 가동 중이며, 다롄에서는 인텔의 낸드플래시 메모리칩 공장을 인수했습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도 중국 난징과 상하이에서 반도체 제조 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의 중국 공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 않습니다.

리서치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안 공장은 전 세계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16%를, SK하이닉스 우시 공장은 전 세계 D램 생산량의 12%를 각각 차지합니다.

SK하이닉스의 다롄 공장도 글로벌 낸드플래시 생산의 6%를 담당합니다.

또 TSMC의 상하이와 난징 공장은 이 회사 전체 반도체 생산 역량의 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쉽지 않은 상황에 맞닥뜨린 이들 기업은 미국 반도체법 가드레일 규정에 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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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WSJ에 "한국과 미국의 관련 정부 기관들과 긴밀히 논의 중"이라며 보조금 세부 사항에 관한 검토를 마친 뒤 다음 스텝을 정할 계획이라고만 밝혔습니다.

최근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 달러를 들여 반도체 공장 건설에 나서고 텍사스 일대에 향후 최대 2천억 달러 투자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미국 내 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분위기입니다.

TSMC 또한 최근 애리조나주에 400억 달러를 들여 반도체 생산 시설을 짓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WSJ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경제 디커플링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미국에 제기되는 리스크와 관련해 두 눈을 크게 뜨고 있어야 한다"며 미국의 최첨단 기술이 중국에서 군사 목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에 대해 "그런 일이 일어나게 놔둘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러몬도 장관은 미중 대화를 이어가고 미국의 기업들이 '평평한 운동장'에서 영업할 수 있도록 보장받기 위해 올해 가을쯤 중국을 방문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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