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미국 일부 도시, 현대차 · 기아 '도난 방지 장치 미비' 제소

미국 일부 도시, 현대차 · 기아 '도난 방지 장치 미비' 제소
미국 일부 도시들이 현대차와 기아를 상대로 차량 도난 장치 미비와 관련해 잇달아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시는 27일(현지시간) 현대차와 기아를 상대로 업계 표준인 차량 도난 방지 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데 대해 책임을 묻는 연방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세인트루이스시에 따르면 이 도시는 미국에서 현대차·기아를 상대로 비슷한 내용의 연방 소송을 제기한 6번째 도시입니다.

앞서 클리블랜드, 밀워키, 샌디에이고, 콜럼버스, 시애틀이 두 회사의 차량 도난 문제와 관련해 소송을 냈습니다.

세인트루이스시는 현대차와 기아의 차량 수백만 대에 도난 방지 장치인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되지 않아 공공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5월 이후 세인트루이스에서 현대차나 기아의 차량이 도난당했다는 신고는 총 4천500여 건 접수됐습니다.

이 기간에 현대차·기아의 차량이 시내 전체 도난 차량의 61%를 차지했으며, 차량 절도 시도 건수 중에서는 88%에 달했습니다.

현대차·기아 차량의 도난 급증으로 작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이 도시의 도난 차량 건수가 전보다 128% 증가했다고 시는 전했습니다.

티샤우라 존스 세인트루이스시장은 "기아와 현대차 같은 대기업이 우리 주민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사람보다 이익을 우선시하는 데 대해 책임져야 한다"며 "시민들이 이런 태만의 대가를 감내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트레이시 세인트루이스 경찰서장은 "기아와 현대차 차량을 대상으로 한 절도 급증은 다른 법 집행에 전념해야 할 자원을 절도범을 잡는 데 쏟게 하는 등 경찰 업무를 훨씬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이번 소송은 우리의 거리를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절차"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미국 전역에서는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현대차와 기아 차량을 절도 대상으로 삼는 범죄 놀이가 소셜미디어 상에서 성행했습니다.

엔진 이모빌라이저는 자동차 키 손잡이 등에 특수암호가 내장된 칩을 넣은 것으로, 암호와 동일한 코드를 가진 신호가 잡히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게 해 줍니다.

올해 2월 현대차와 기아는 절도 피해 가능성이 있는 미국 내 차량 830만 대에 대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해당 절차를 진행 중이지만, 미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잇달아 법적 대응에 나서는 등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모습입니다.

미네소타주는 이달 7일 현대차와 기아가 도난 방지 기술이 결여된 차량을 판매해 소비자보호법을 위반하고 공적 불법방해(public nuisance)를 저질렀는지 따지는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위스콘신주 등 22개 주와 워싱턴 DC 등 23곳의 법무장관은 지난 20일 현대차와 기아에 차량 도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기아 미국법인은 이날 성명에서 "지자체들의 소송은 실익이 없다"며 "기아는 법 집행기관과 협력해 차량 절도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