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육군 무력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닌 지상작전사령부의 사령관 교체가 이번 주 중후반 단행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작년 말부터 전동진 현 사령관의 건강 이상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는데 마침내 정부의 결심이 선 것입니다. 1·2·3·5·7·8군단과 수도군단 등 육군의 4분의 3을 지휘하고 한반도 전면전 발발시 승패를 좌우하는 자리인 만큼 신중한 인선이 요구됩니다.
전동진 사령관의 육사 1년 후배인 중장 3명이 후보군에 올랐습니다. 당초 지난주 초반에 차기 사령관을 낙점할 계획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후보를 단수로 추천한 것이 문제가 돼 무산됐고, 군은 서둘러 3명을 다시 추려 대통령실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과정으로 인해 발표가 열흘 정도 연기된 것입니다.
'단수 추천' 무산에 '3인 추천' 급변경
한미연합 지휘소연습 '자유의 방패'가 중반전으로 접어들던 3월 셋째 주 후반, 육군본부의 인사 관련 고위 장교가 지상작전사령부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에 대해 지상작전사령부 측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NCND의 입장입니다. 사실에 가까워 보입니다. 인사 관련 고위 장교의 지상작전사령부 방문은 사령관 교체의 신호탄이었습니다.
SBS 취재를 종합하면 그로부터 사흘 뒤인 지난 20일 육사 46기 출신의 A 중장이 차기 지상작전사령관 단수 후보로 대통령실에 추천됐습니다. 다음 날인 21일 전동진 사령관의 건강 이상설과 사령관 하마평을 다룬 보도들이 나왔습니다. 단수 추천과 사령관 건강 이상 보도의 시간 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21일 교체 발표가 나올 줄 알았는데 그냥 지나갔습니다. “중차대한 임무의 사령관 인선에 단수 추천은 말이 안 된다”는 이유로 대통령실에서 A 중장 추천을 반려했기 때문이란 증언이 나오고 있습니다.
2차로 추천된 인물은 역시 육사 46기 출신의 B 중장과 C 중장 등 3명입니다. 복수 추천된 중장 3명 중 B 중장과 C 중장 외의 장성은 앞서 단수 추천됐던 A 중장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중장까지 올라갔으니 다들 무공이야 높겠지만, 이들에겐 북한 무인기 대응 실패, 야전 지휘 경력 부족, 특정 인맥 등의 꼬리표가 붙어있습니다. 차기 지상작전사령관 발표 일자는 목요일 또는 금요일로 좁혀지고 있습니다.
합참의장 등 교체 없는 원포인트 인사
지상작전사령관 교체와 연계해, 북한 무인기 대응 실패에 대한 문책성 인사로 김승겸 합참의장을 교체한다는 전망도 많았습니다. 합참의장을 바꾸면 연쇄적으로 육해공 대장 인사가 단행될 수밖에 없습니다. 공사가 큽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지상작전사령관 원포인트"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합참의장을 포함한 조기 대장 인사도 예단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주에 먼저 지상작전사령관만 교체하되, 합참의장과 육군 또는 해군, 공군의 연쇄적인 대장 인사도 고려는 하고 있다는 뉘앙스입니다.
작년 5월 말 이번 정부 첫 대장 인사를 했으니 1년이 채 지나지 않았습니다. 다소 빠른 감이 없지 않습니다. 어찌 보면 작년 5월 인사가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방증입니다. 별 넷 대장은 하나같이 무거운 자리입니다. 지상작전사령관 인사부터는 어렵더라도 실력 우선 적재적소 배치의 원칙이 지켜지기를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