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접한 동맹국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러시아가 나라 밖에 핵무기를 배치한 건 소련 해체 이후 30여 년 만에 처음입니다.
조지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 :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러시아의 전술 핵무기 배치를 오랫동안 요청해 왔습니다.]
미국이 동맹국에 해왔듯이 러시아도 주변국에 전술핵을 배치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미국도 핵무기를 동맹국에 배치하고 거기서 군인들·조종사들 훈련시키고 무기 사용법을 가르치잖아요. 우리도 핵비확산 합의를 어기지 않으면서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항공기 10대를 벨라루스에 배치했다며 다음 달 3일부터 전술핵무기 훈련을 시작하고 7월 1일까지 저장고를 완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침공 때 공격로를 제공하기도 했던 벨라루스는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국외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은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30여 년 만입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핵위협을 계속해온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뉴스타트 참여 중단도 선언했습니다.
[질 도허티/조지타운대 교수 (유라시안 센터) : '핵'이라는 말을 꺼내는 순간, 그게 어떤 핵무기이든 공포스럽고 관심이 쏠립니다. 푸틴이 주머니에 늘 갖고 있는 패가 바로 핵무기인 것이죠.]
미국 정부는 아직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전술핵무기 배치 발표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궁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오노영, CG : 서동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