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퍼스트리퍼블릭 은행(FRB)이 지난 수년간 설립자인 제임스 허버트 일가에게 금리 및 리스크 관련 컨설팅 대가를 명목으로 수백만 달러를 지급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이 은행은 허버트가 회장직에 오르기 직전 최고경영자(CEO)를 지내던 2021년 그에게 1천780만 달러, 한국 돈으로 약 231억 4천만 원을 보수로 지급했습니다.
FRB는 자산규모 2천120억 달러의 중소은행인데, 같은 기간 비슷한 크기의 뉴욕멜론은행이나 실리콘밸리은행(SVB)에 비해 2배 가량 많은 보수를 지급한 셈입니다.
벤저민 베넷 미 툴레인대 교수는 "허버트 회장의 2019∼2021년 CEO 급여는 해당 기간 은행 수익의 1.5%에 육박하는데, 대부분의 은행에서는 0.5%에 못 미치는 액수를 CEO보수르 지출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허버트 회장의 처남 제임스 힐리가 소유한 컨설팅업체 카프라 아이벡스는 '투자 포트폴리오, 리스크 관리, 금리·경제 전망' 등을 주제로 한 자문 업무를 제공하는 대가로 2010년부터 퍼스트리퍼블릭은행(FRB)에서 돈을 받았고, 2021년 한해에만 230만 달러, 약 29억 9천만원을 받아갔습니다.
허버트 회장의 아들은 같은 은행에서 대출부서 감독 업무를 하며 350만 달러, 약 45억 5천만 원을 받았습니다.
다른 대형·중견은행에 고용된 CEO의 가족 직원들 급여가 통상 25만 달러, 3억 3천만 원 정도인 점에 비교하면 약 14배나 많은 금액입니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측은 사주 일가에 지급된 거액의 보수에 대해 "우리 은행은 가족 구성원 거래와 관련한 내부 지침이 있으며, 해당 내역을 매년 전부 공개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2021년 허버트 회장이 고액의 CEO 연봉을 받은 건 "2016∼2021년 S&P500 지수에서 동종업계 평균을 능가하는 실적을 기록하고, 강력한 주주 수익 환원이 이뤄진 데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위기설이 확산한 지 한참 후인 지난 22일이 돼서야 이 은행은, 경영진이 올해 보너스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특히 허버트 회장은 급여는 물론 지분 관련 보상도 수령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허버트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 6명이 은행위기설로 주가가 폭락하기 이전인 지난 1∼3월 보유 지분을 총 9만 682주(약 1천180만 달러 어치) 매도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사진=FRB 웹사이트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