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 루나 사태' 권도형 몬테네그로서 체포

'테라·루나 코인 사태'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습니다.

경찰청은 권 대표와 측근 한 모 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몬테네그로 당국에 검거돼 최종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이 인물이 실제 권 대표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몬테네그로 측에 지문 정보를 요청해 회신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해당 인물이 가지고 있던 신분증으로 나이와 국적, 이름을 확인했고, 사진 자료로도 권 대표와 동일한 인물인 것으로 확인했다"며 "정확한 신분 확인을 위해 지문 정보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이르면 내일(24일) 오전 중 해당 지문 정보 통해 권 대표의 신원을 공식 확인할 예정입니다.

권 대표는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와 함께 테라·루나 발행사인 테라폼랩스를 공동 창업한 인물입니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 이후 출국해 최근 세르비아에 체류해 온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권 대표는 테라와 루나가 함께 폭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고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지속해서 발행하는 등 허위 정보를 제공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검찰 수사대상에 올랐습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범죄합수단(단장 단성한)은 지난해 9월 루나·테라를 증권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고 권 대표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추적해 왔습니다.

몬테네그로에서 함께 체포된 한 씨는 권 대표의 최측근으로 한때 차이코퍼레이션 대표를 맡았습니다.

한 씨에 대해서도 권 대표와 같은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됐고, 함께 해외로 도주해 인터폴 수배 중이었습니다.

가상화폐 전문 매체는 필리프 아지치 몬테네그로 내무부 장관의 SNS를 인용해 권 대표 체포 사실을 전했습니다.

몬테네그로 내무부 장관은 SNS를 통해 "한국과 미국, 싱가포르에서 지명 수배 중인 테라폼랩스의 공동 설립자 권도형을 공항에 구금했다"며 "'가상화폐의 제왕'은 위조문서로 인해 포드고리차 공항에 억류됐으며 현재 공식적인 신원 확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권 대표는 테라·루나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4월 한국에서 싱가포르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이후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지난해 9월 싱가포르를 떠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거쳐 세르비아로 도피했습니다.

단성한 합수단장 등은 지난달 말 세르비아를 방문해 현지 당국에 수사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양석조 서울남부지검장은 권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외국 기관과 공조하고 우리 사법제도에 따라 수사와 재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검찰은 최근 테라폼랩스의 공동 창업자인 신 전 대표를 피의자로 소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