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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블더] "언니한테도 선물하려고요"…'내돈내산'이라더니 '빈 박스'

온라인 쇼핑몰 이용하실 때 후기 꼼꼼히 살펴보시죠.

'내돈내산', 그러니까 내 돈 주고 산 제품이라면서 남긴 후기를 좀 믿음직하게 참고하게 되는데요.

그런데 상습적으로 이 가짜 후기를 쓰게 한 업체가 적발됐는데, '빈박스' 수법까지 동원됐습니다.

설 선물로 콜라겐 젤리를 구매했다며 너무 좋아서 언니에게도 선물하겠다는 이 후기, 다이어트를 위해 코코넛 오일을 먹고 있다는 후기, 모두 다 돈 받고 쓴 가짜 후기였습니다.

한 건강기능식품 회사가 마케팅 업체에 의뢰해 벌인 일인데요.

공정위가 적발한 것만 2천700건이 넘었습니다.

가짜 광고를 만드는 과정도 치밀했습니다.

먼저 마케팅업체가 직접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를 만들어 판을 깔았습니다.

그리고 빈 박스가 동원됐습니다.

송장 정보가 있어야 실제 소비자처럼 게시판에 후기를 작성할 권한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후기 작성 아르바이트생들이 개인 아이디로 제품을 구매하게 한 뒤, 구매대금은 환급해주고 빈 박스를 보낸 겁니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에 과징금 1억 4천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소비자들이 건강기능식품을 살 때 온라인 후기를 신뢰하는 경향이 큰 만큼 엄중히 제재한 겁니다.

사실 이런 수법은 빈 박스 마케팅이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흔한데요.

후기 대행 전문 업체가 성행할 정도입니다.

[가짜 후기 대행업체 (지난 2022년 SBS 뉴스 중) : 저희가 명단 보내드리면 그분들한테 이제 빈 박스만 보내주시면 되거든요. 어떤 키워드가 들어가도록 '몇 줄 이상' 이렇게 적어달라고 하시면 (가짜 구매자들이) 그렇게 다 적어주시거든요.]

지난해에도 3천700개가 넘는 가짜 후기를 만든 소형 가전 업체가 적발되기도 했는데, 적발되지 않은 가짜 후기는 훨씬 더 많을 걸로 추정됩니다.

여러 업체들이 조직적으로 기만행위를 벌이고 있는 셈인데, 이제는 후기마저 가짜인지 세세히 확인해야 할 정도로 소비자들만 더 피곤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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